우리 술 산업은 과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국내 농업 발전을 이끄는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까.
농림수산식품부와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8월26일 ‘우리 술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국내 술 산업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17년까지 ▲전통주 시장점유율 10%(지난해 4.5%) ▲우리 술 수출액 10억달러(〃 2억3,000만달러) ▲우리 농산물 사용량 24만3,000t(〃 7만6,000t)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우리 술 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전제조건들은 무엇일까. 술 산업 육성에 성공한 나라들의 공통된 특징은 원산지표시제 시행과 엄격한 품질관리로 압축될 수 있다.
일본은 자국산 쌀과 지역물만 사용하고 해당 지역에서 양조·저장을 거친 술만 일본 사케로 인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사케 전용 쌀 80여종을 개발했다. 특히 생산지역 보호와 품질보증을 위해 ‘원산지호칭제(SOC)’를 시행하고, 이 기준을 충족할 때만 사케병에 문장(seal)을 부착할 수 있도록 했다.
프랑스는 일정 수준 이상만 품질을 보증하는 ‘원산지 및 품질관리제(AOC)’를 시행하고 있다. 이 기준을 통과하는 물량은 전체 생산량의 40% 정도이다. 이 결과 연간 450만㎘의 포도주를 생산해 93억달러어치를 수출하는 세계 최고의 와인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스카치위스키로 대표되는 영국 역시 제조방법과 생산지역 제한을 법제화하고 숙성기간별로 등급을 차별화하고 있다. 또 전체 보리 생산량(614만t)의 28%인 175만t을 위스키 제조에 사용, 자국산 농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주는 지역 포도주 육성을 위해 2004년부터 지리적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또 다양한 우수품종을 개발하고 지역축제도 개최해 연간 300만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방문규 농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은 “규제 완화와 연구개발(R&D) 확대, 지역 발전과의 연계도 성공요인으로 꼽히고 있다”며 “외국 사례에서 보듯 경쟁력을 갖춘 술 산업은 농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영채 기자 karisma@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