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농촌이 어떻게 하면 도시의 근로자 평균소득 만큼 올릴 수 있을 것인가. 교육·문화·환경을 개선해서 농촌에 살더라도 불편 없이 할 것인가 등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이는)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대통령은 이날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을 방문해 농업인들과 함께 고추를 수확한 뒤 내촌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로 이동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청색 점퍼에 살구색 바지 차림으로 내촌면 도관1리 오동춘씨(49) 고추밭에 도착한 이대통령은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과 김진선 강원도지사, 노승철 홍천군수 등과 함께 25분간 직접 고추를 딴 뒤 이를 모두 구매했다.
이대통령은 이어 내촌농협 APC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농산물이 농촌 사람들이 봤을 때는 원가가 너무 싸고 도시 사람들이 먹을 때는 비싸다. 농사짓는 사람과 도시사람 사이의 중간과정에서 이익이 많이 나는 것 같다”면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대통령은 ‘정부가 화학비료 보조금을 폐지하고 다른 보조금도 폐지하려고 한다는데 농업인들이 걱정이 많다. 농촌에 지원되는 국고지원금을 유지하거나 더 올려 달라’는 농업인 안도영씨의 주문에 대해 “보조금은 그대로 두되 방법을 바꾸자는 것”이라면서 “그점은 적극적으로 협조했으면 좋겠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보충설명을 통해 “보조금은 절대 전체적으로 줄이지 않는다”면서 “농업에 대한 지원은 지금까지보다 오히려 더 잘하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대통령은 또 태국 출신 여성결혼이민자인 피사마이씨가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과 보호를 부탁하자 “무조건 한국말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어머니의 나라 말도 배울 수 있도록 우리가 그렇게 방향을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이대통령은 과거 태국 건설현장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말하면서 태국어로 인사를 하기도 했다.
이대통령은 또 “농협도 농업인을 위한 농협으로 바뀌고 있다. 나는 과거에는 농협에 좋지 않은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농협이) 지금 크게 개선하고 있다”면서 “농협은 농협 간부를 위해 있는 게 아니라 농업인을 위해 있는 것”이라며 농협의 역할을 당부했다.
이대통령은 간담회에 앞서 허남호 내촌농협 조합장의 안내로 APC에서 상품화하고 있는 고추와 단호박, 오이맛고추, 오이, 파프리카 등 홍천에서 나는 우수 농산물을 둘러보았다.
한형수 기자 hsha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