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복숭아·감귤 모두 추석 가격이 지난해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사과·배 등 주품목 출하량이 많고 맛도 좋을 것으로 보여 명절 수요가 주품목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분산출하, 철저한 선별, 고품질 위주 출하 등 품목에 관계없이 철저한 출하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포도·복숭아·감귤의 추석장을 전망한다.
◆포도=추석장은 〈캠벨얼리〉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MBA(엠비에이)가 최근 소량 출하되기 시작했지만 본격적인 출하는 10월에야 가능하다.
예상 출하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과·배 등 대체과일 출하량이 많아 시세는 약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노지〈캠벨얼리〉 주산지인 경북 상주에서 저장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장물량이 추석장에 몰릴 경우 시세 하락 폭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천호진 농협가락공판장 경매차장은 “올해는 추석이 10월에 들어 있어서 사과·배 등 명절 주품목의 출하량이 많은데다 당도도 높고 가격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돼 사과·배 집중현상이 어느 때보다 크게 나타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포도는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어 가격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가락시장의 〈캠벨얼리〉 최근 거래가격은 5㎏ 상품 1만1,000원 안팎이다.
◆복숭아=황도 품종인 〈앨버트〉 출하가 최근 시작되는 등 본격적인 황도 출하기가 시작되면서 추석장은 황도가 이끌 전망이다.
9월 출하량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격 전망은 밝지 않다. 8월 이후 잦은 비로 전반적인 품질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지는데다 생육부진으로 대과 생산량이 적기 때문이다. 게다가 만생종인 황도의 산지가 경기뿐 아니라 강원·충청권으로 확대되면서 분산출하 등 물량조절이 어려워 추석 직전 집중출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서영우 가락시장 중앙청과 경매차장은 “〈앨버트〉 4.5㎏ 13내가 2만원 안팎에서 거래될 것”이라면서도 “추석을 앞두고 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면 소비가 활기를 띠면서 예상보다 시세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감귤=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9월 시설감귤 출하량이 6,968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제주 남원·표선 등지의 후기 가온 시설감귤이 20일을 전후해서 본격적으로 출하될 전망이어서 추석 직전의 출하량 증가율은 훨씬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가락시장의 경우 일일 반입량이 현재의 3~4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재 가락시장 감귤 하루 반입량은 15t 안팎이다.
출하량이 증가하는 만큼 가격은 약세가 예상된다. 정우희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부장은 “당분간 보합세를 유지하다가 추석에 임박해서는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있지만 소폭에 그칠 것”이라며 “5㎏ 상품 2만~2만5,000원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가격을 잘 받을 수 있는 고품질 상품 위주의 출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중하품의 경우 시세가 오히려 하락할 수 있는데다 중하품 출하가 많을 경우 전체 시세까지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출하를 자제해야 한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당부한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