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쌀 생산량 작년수준 육박하나 | | 비 적고 일조량 많아 후기 작황 양호 8월 이후 기온이 높고 맑은 날이 계속되면서 올해 벼농사는 평년작(10a에 496㎏) 이상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향후 기상여건이 뒷받침되면 전체 쌀 생산량은 대풍을 기록했던 지난해 수준(10a에 520㎏)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등숙기에 비가 많이 내린 조생종은 도정수율이 60% 초반대를 기록할 정도로 품질과 수확량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양곡업계에 따르면 중만생종 등숙기인 8월 중순 이후 비가 적게 내리고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벼 작황은 대체로 양호한 상황이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이 조사한 포기당 이삭 수는 18.1개로 지난해의 18.5개보다 다소 줄었으나 평년의 18개보다는 약간 늘었다. 이삭당 알 수도 81.5개로 지난해 80.4개, 평년의 79.6개보다 증가했다. 이에 따라 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쌀 생산량이 최소 평년 수준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북지역 작황 역시 괜찮은 편이다. 박근완 전북 정읍 공동조합법인 대표는 “올해 전북지역에서는 고품질 다수확 벼 품종인 〈호품〉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며 “계속해서 후기 작황이 좋을 경우 생산량은 지난해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북지역도 마찬가지다. 박정호 상주 풍년RPC 대표는 “10a(300평)당 수확량을 조사해 봤더니 초다수성 조생종인 〈운광〉이 611㎏까지 나왔다”며 “이런 추세라면 중만생종도 평년작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벼가 여물기 시작하는 이달 들어서도 작물생육에 가장 중요한 요소인 햇볕 쬐는 시간이 충분해지면서 벼알도 튼실하고, 도정수율도 일반수준(72%)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농진청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의 작황은 평년작 수준이지만, 앞으로 태풍이나 병해충과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천립중(낟알 1,000개의 무게)이 늘어나면서 평년작을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산지 표정은 밝지만은 않다. 쌀값이 계속 떨어지면서 오히려 풍년이 버겁다는 분위기다. 특히 산지 미곡종합처리장(RPC) 등의 산지 매입주체와 농가들은 벼 매입가를 놓고 상당한 시각차를 보여 10월 본격적인 벼 수확작업이 시작되면 농촌에 큰 혼란이 예상된다. 산지 RPC의 한 관계자는 “역계절진폭(단경기 쌀값이 전년 수확기보다 떨어지는 현상)으로 대다수 RPC들이 큰 적자를 입었고, 이로 인해 농가가 요구하는 수준의 매입가를 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공공비축용 벼 매입량이 축소되고 의무수입량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풍년까지 들 경우 내년 쌀 판매가격 하락이 우려된다”며 정부가 빠른 시일 안에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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