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야외활동하기 좋은 요즘, 반갑지 않은 발열성 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쓰쓰가무시증과 렙토스피라증·신증후군출혈열(일명 유행성출혈열) 등의 가을철 발열성 질환은 증상이 감기와 비슷해 초기 대응을 놓치면 위험할 수 있으므로 건강관리가 요망된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발열성 질환 환자는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해마다 6,000여명씩 발생했다. 특히 발열성 질환은 벌초를 비롯해 야유회·농작물 수확 등 야외활동이 빈번한 추석 전후부터 11월까지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특히 지구온난화에 따른 겨울철 기온 상승으로 쓰쓰가무시증과 같은 매개체를 통한 전염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논밭 작업이나 야외활동 후 두통·고열·오한과 같은 심한 감기 증상이 있거나 벌레에 물린 곳이 있으면 지체 말고 가까운 보건소나 병원을 찾아가 진료를 받을 것을 당부했다.
●쓰쓰가무시증…농작업·야외활동 후 목욕하고 옷 세탁
들쥐 등 설치류의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감염되는데, 특히 농촌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은 감염 후 6~18일 잠복기를 거쳐 두통·오한·발열·근육통 등이 나타나고 1㎝ 크기의 피부반점이 생긴다. 일부 환자는 진드기에 물린 상처가 없으면서 발열기간이 짧고 많은 피부발진을 경험하기도 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우선 풀밭 위에 눕거나 옷을 벗어 놓아두지 않는다. 야외에서는 반드시 돗자리 등을 사용하고, 그뒤 깨끗이 물로 씻어 보관한다. 또한 농작업할 때는 토시를 착용하며 소매와 바지 끝을 단단히 여미고 장화를 신는다. 겉옷에 해충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농작업 및 야외활동 뒤에는 즉시 샤워나 목욕을 하고 작업복 등은 세탁한다.
●렙토스피라증…논에 들어갈때 장갑·장화 꼭 착용해야
동물의 소변에 의해 오염된 물이나 토양·음식물에 노출시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감염된다. 잠복기는 5~7일이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부터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인 웨일씨병(Weil’s disease)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예방법은 상처 난 피부를 통해 감염되지 않도록 논이나 고인 물에 들어갈 때 고무장갑과 장화를 꼭 착용하는 것이다. 또 벼를 일으켜 세우기나 베기 작업을 할 때 고무장갑을 낀다.
●신증후군출혈열…호흡기 통해 감염, 숲에서 휴식·야영 주의
등줄쥐와 집쥐 등 설치류의 타액·오줌·분변 등이 말라서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동안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급성발열성 질환으로 잠복기는 7~21일이다. 증상은 발열·저혈압·핍뇨(소변량 급속히 감소)·이뇨 등이다.
예방을 위해선 들쥐의 똥과 오줌 등 배설물이 많은 풀숲에서 휴식이나 야영을 하지 않아야 한다. 또한 풀밭이나 들에서 야영이나 농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은 예방접종을 하는 게 안전하다.
오현식 기자 hyun@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