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와 외모·털색깔이 유사한 일본 와규(和牛·화우)의 일종인 〈갈모화우〉가 미국에서 대규모로 사육되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특히 이들 소는 100%가 국내 등급판정 기준 1+ 이상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미국에서 이를 응용해 수출을 추진할 경우 국내 한우 고급육 시장에 잠재적 위협이 될 전망이다. 〈갈모화우〉는 한우와 외모·털색깔은 물론 혈통관계까지 비슷하다. 실제로도 한우와 교배개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사실은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원장 라승용)이 22일 개최한 ‘비육우연구에서의 그린오션 한·미 국제공동 심포지엄’을 통해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미국 텍사스주에서 〈갈모화우〉를 사육·가공·판매하는 안토니오 칼레스 미국 하트브랜드사 대표는 ‘미국의 갈모화우 고급육 생산 현황’ 발표를 통해 사양방식과 판매전략을 소개했다.
미국에서 유일하게 〈갈모화우〉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1994년에 암소를 들여와 매년 5,000~1만마리의 소를 생산하고 있다. 하트브랜드사는 〈갈모화우〉를 체중 453㎏ 정도까지는 방목사육하고 이후 근내지방 침착을 위해 770㎏까지 집중비육해 출하하는 방식을 적용해 육질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그 결과 100%가 한우 육질등급 중 1+등급과 같은 ‘슈퍼프라임’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품질을 인정 받고 있다. 또한 맛이 좋을 뿐 아니라 건강에 유익한 올레인산 등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높아 높은 값에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는 것.
〈갈모화우〉 쇠고기는 생산량이 적어 텍사스주 등 미국 일부 지역에서만 판매돼 당장은 국내에까지 수입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그러나 사육기법을 〈앵거스〉 등 소형 품종에 바로 적용이 가능해 장기적으로는 한우 고급육시장이 위협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최삼호 경북 경주축협 조합장은 “국민들의 한우 사랑을 믿고 있지만 일본 와규가 미국에서 대규모 사육되는 것을 보니 무섭다”면서 “기존 수입육과 경쟁이 안될 정도의 고급육이 들어오면 한우시장에도 타격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비쳤다.
이에 대해 국립축산과학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1++생산을 위한 국내 사육기술이 더 발달된 까닭에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갈모화우〉뿐 아니라 〈앵거스〉 등 고기소도 집중 후기비육을 통해 육질을 높이는 방법을 미국측에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수연 기자 capa74@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