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큰수소가 큰암소와의 가격 격차를 계속 좁히며 약진하고 있어 가격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산지 가축 가격동향에 따르면 한우 큰수소(600㎏ 기준)의 평균 거래값은 지난 6월 380만8,000원이었으나 9월 516만7,000원, 11월 572만9,000원에 이어 12월3일 현재 588만7,000원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며 5개월여 만에 무려 206만9,000원이나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큰암소값은 475만1,000원에서 591만3,000원으로 수소보다 완만한 상승세를 보여 116만2,000원 오른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암소와 수소의 가격차도 94만3,000원(6월)→23만8,000원(9월)→2만5,000원(11월)으로 점점 좁혀지다 12월 들어서는 일부 지역에서 수소가 암소보다 비싼, 가격역전 현상이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3일 현재 수소가 암소보다 높게 거래된 곳은 강원 춘천(암소 567만원, 수소 600만원), 경북 김천(암소 567만원, 수소 588만원), 경남 사천(암소 576만원, 수소 594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산지 소값은 전통적으로 수소가 암소에 비해 비싸게 거래돼 왔으나 쇠고기시장이 완전 개방된 지난 2001년부터 간헐적으로 역전 현상이 나타나다가 이후 줄곧 암소값이 높게 형성돼 왔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산지 수소값이 초강세를 보이며 암소와의 가격차를 점점 좁히는 것은 한우고기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음식점 원산지표시제 도입과 쇠고기 이력추적제 실시로 둔갑판매가 어려워진데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이 가시지 않으며 그만큼 소비자들의 관심이 한우쪽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대다수 음식점들은 등심·안심 등 구이용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육회 등 저지방 부위를 이용한 메뉴를 대거 개발해 내놓으면서 비거세 수소의 인기가 크게 높아진 실정이다.
김성호 농협중앙회 축산유통부 차장은 “수소값이 급등하면서 일부지역에서 가끔 암소와 수소값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을 일시적인 것으로 봐야 할지 아니면 완전 역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지 아직 속단하기 어렵다”며 “최소한 설 대목까지는 지켜봐야 암소와 수소의 가격역전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동 기자 kimgd@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