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농가들 일부 지자체만 수거해 처리 골머리 “폐은박지를 태우면 냄새가 나고 그렇다고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고….” 사과재배 농가들이 폐은박지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과의 색택을 좋게 하고 당도를 높이기 위해 과원 바닥에 까는 은박지는 사과농사엔 필수농자재다. 하지만 사과 수확이 끝나면 애물단지가 된다. 재활용을 할 수 없고 폐비닐처럼 수거해 가는 곳도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원과 들녘 곳곳에 폐은박지가 널려 있고 일부는 전선에 걸려 감전과 누전의 위험마저 있다. 사과 주산지인 경북 영주시 풍기·순흥·봉현군 일대에서 올해 판매된 은박지만 3,000여개(500m짜리)를 웃돈다. 영주시 전체로 치면 이것보다 훨씬 많은 양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만3,100㎡(7,000평)의 사과원을 운영하고 있는 김노수씨(53)는 “연간 500m 15개 정도의 은박지를 사용하고 있다”며 “예년에는 행정에서 모두 수거해 갔지만 몇년째 그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소각하면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그냥 두지도 못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농가 김영진씨(53)는 “폐비닐처럼 폐은박지도 전량 수거해 가는 등 행정에서 적극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그대로 방치했다간 농촌의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영주시청 환경보호과 관계자는 “농가에서 폐은박지를 한곳에 모아 놓으면 시에서 처리하겠다는 공문을 9일 발송했다”고 밝혔다. 경북도내 또 다른 사과 주산지인 의성군 점곡·옥산면 일대는 올해부터 행정에서 폐은박지를 일부 수거하고 있다. 이재섭 의성동부농협 조합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농가가 처리를 못해 골머리를 앓았다”며 “올해부터 다행히도 일부를 행정에서 수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주=유건연 기자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