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폭설 이후 한파로 농산물 출하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소비 감소로 가격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위 사진은 추위에 배추가 어는 것을 막기 위해 포장으로 꽁꽁 싸맨 채 경매를 기다리고 있는 배추 트럭. 아래 사진은 눈에 덮여 수확이 불가능한 전남 진도의 대파밭. | | 가격·반입량 안정세 … 소비침체가 더 문제 지난 4일 기록적인 폭설 이후 농산물 공급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일부 노지채소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언론들의 호들갑과는 달리 반짝 상승세를 보였던 잎채소류 등도 이틀 만에 원래 가격을 회복하며 안정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오히려 한파와 함께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더 문제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폭설 이후 농산물 수급상황과 장세를 알아본다. 폭설 이후 전반적인 출하량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가락시장 기준으로 눈이 내린 4일 이후 농산물 하루 반입량이 4,700t에 머물렀다.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에 비해 80%정도의 물량이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70% 수준이다. 특히 과일은 지난해 12월에 비해 배는 10%, 사과는 30%밖에 반입되지 않고 있다. 채소는 시금치가 한달 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으로 반입량 감소폭이 가장 컸고 양파·대파·배추 등 대부분 품목의 반입량은 지난해 12월의 70~80%에 그쳤다. 출하량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폭설 이후 시작된 한파로 산지 작업이 원활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배 등 폭설과 관계없는 저장품목의 반입량이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이 때문이다. 시금치·대파 등 노지채소는 직접적인 눈 피해를 입은 경우다. 밭을 덮은 눈이 채 녹지 않은 상태에서 기온이 떨어지자 언 피해가 발생했고 수확 작업도 어려운 상태가 된 것이다. 출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품목의 가격은 지난해 말 수준을 유지했다. 1월 들어 양파는 상품 1㎏당 600원으로 지난해 12월 가격과 비슷했고 감자도 〈대지〉 15㎏ 상품 한상자가 4만5,000~5만5,000원으로 지난해 말 수준이었다. 노지감귤 10㎏ 상품 한상자는 1만1,000원 안팎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오히려 낮아졌다. 일부 언론에서 가격이 급등했다고 보도했던 시금치·상추 등 잎채소류도 얼마 지나지 않아 하락세로 돌아섰다. 시금치는 4~5일 오름세를 보이며 상품 4㎏ 한상자에 1만8,000원을 기록했지만 이틀 만인 6일 1만3,000원대로 하락했고 폭설 이후 4㎏ 상품 한상자당 4만원을 넘어섰던 적상추도 이틀 만에 2만9,000원대로 1만원 이상 급락했다. 출하량 급감에도 불구하고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파와 함께 수요도 꽁꽁 얼어버렸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에서는 주문은 미리 해놓고도 한파가 닥치자 상품을 찾으러 오지 않는 소매상인들까지 나오는 등 폭설 이후 고객의 발길이 뚝 끊어져 장사가 안된다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사과와 배의 출하량이 폭설 전에 비해 30% 이하로 떨어졌음에도 가격은 폭설 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없다는 반증이다. 출하량이 10%만 감소해도 시세가 급등하던 농산물 가격 결정구조의 특성이 이번에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한동안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소비심리가 짧은 시간 내에 풀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농산물 공급이 더 줄어도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동진 가락시장 대아청과 이사는 “추위가 이어지면 출하량 감소 추세도 이어지겠지만 소비가 워낙 침체돼 있어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