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이마트를 비롯한 대형 마트들이 가격 경쟁에 나서면서 농산물 분야도 저가납품 요구 등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 | 경쟁사보다 싼값에… 품목·기간도 확대 / 산지조직, 농산물 저가납품 압력 ‘걱정’ 2010년 새해 벽두부터 대형 마트들이 가격할인 ‘전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체들이 가격인하 품목을 확대하고 할인 기간도 상시화 할 것을 예고하고 있어, 향후 농산물 분야도 납품가격 인하 등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쟁의 신호탄은 이마트가 쏘아 올렸다. 이마트는 지난 7일 바나나·삼겹살·달걀·우유 등 12개 품목 가격을 최고 36.8%까지 내리면서 경쟁사보다 무조건 저렴한 판매가격을 공언했다. 나아가 가격할인 품목을 전체 취급 품목으로 확대하고, 할인기간도 최소 1개월에서 최장 1년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롯데마트 등 경쟁사들이 다음날 곧바로 이마트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또 이마트가 추가 할인에 나서면서 무한경쟁의 양상을 띠고 있다. 사실 대형 마트의 가격 경쟁은 이미 지난해부터 예견됐었다. 온라인쇼핑몰·편의점 등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과 달리 대형 마트 업태는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 그치면서 업계에선 ‘업의 본질로의 회귀’라는 용어가 화두로 등장했다. 이는 대형 마트들이 가격 할인점이라는 원래의 취지로 돌아가, 저가 할인판매를 통해 경쟁력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선 최근 대형 마트간에 벌이고 있는 가격 경쟁도 결국은 다른 업태에 빼앗긴 고객을 다시 대형 마트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할인 판매를 위해선 공급단가를 낮춰야 하고 이는 필연적으로 ‘납품업체 팔목 비틀기’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특히 대기업이 포함된 식품업체들도 대형 마트에 끌려다니는 상황에서, 농산물처럼 영세한 산지유통조직은 대형 마트의 각종 요구에 사실상 속수무책이란 지적이다. 경북지역의 한 농산물 산지유통조직 관계자는 “대형 마트들이 설 선물세트 판매를 기점으로 과일 등 농산물도 단가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납품 농산물의 품질은 높게 요구하면서 가격은 거꾸로 내리려고만 해 고민”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업체들이 할인기간을 상시화하고 있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충북의 한 산지유통조직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1~2주간의 품목 할인행사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평상시 판매에서 만회했는데, 앞으로 가격 할인이 장기화되면 손실을 만회할 기회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또 대형 마트들이 즉석밥·만두 등 가공식품 가격을 대폭 내리고 있어, 이들 식품업체에 원료를 납품하는 산지유통조직들도 연쇄적으로 단가 인하 압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산지유통조직들은 상호간에 정보를 교환하고, 산지간 연합으로 거래규모를 키우는 등 긴밀한 협조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최병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결국 산지들이 소비자로부터 인정받는 상품을 만들고, 유통업체들이 찾을 수밖에 없는 힘있는 브랜드를 키워 내는 것 만이 시장교섭력을 확보하고 제값 받고 판매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