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상반기부터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쌀 수출이 실속 없는 허울에 불과해 내실을 다지는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쌀 수출량은 총 4,109t으로, 2008년 전체 수출량 352t보다 11배 이상 급증했다. 수출국도 2008년 18개국에서 31개국으로 늘어났다. 이는 세계적으로 곡물값이 급등한데다,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국산 쌀의 수출가격이 낮아진 데 따른 반사효과로 풀이된다. 또 기후변화 등으로 일부 쌀 수출국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국내의 수출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는 평가다.
하지만 국산 쌀 수출 증가를 바라보는 양곡업계의 시선은 냉온이 교차한다. 국내 쌀 재고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점에서 따뜻하지만, 국내 업체간 수출가격 인하 경쟁으로 실속이 없다는 점에서 차갑다. 이에 따라 출혈 경쟁의 폐해를 막으면서, 내실을 기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수출 쌀 대표 브랜드를 육성하고, 품질별로 수출 가격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저품위 쌀의 무분별한 수출 경쟁을 차단하고, 해외 현지시장에서 국산 쌀의 수출경쟁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출혈경쟁 원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출보조금과 관련, 상한선을 설정하거나 지원창구를 일원화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유럽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거나 창고에 오래 보관중인 구곡을 수출하는 등 쌀 수출물량의 지속적인 확대와 실속 챙기기 ‘두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재희 기자 hanj@nong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