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유전자 지도 완성… 세계 세번째 성공
한우 맛의 비밀을 풀어 줄 단서인 한우 유전자 지도가 완성됐다.
농촌진흥청은 가천의과대 이길여 암·당뇨연구원 및 ㈜테라젠바이오연구소와 공동으로 한우의 유전체를 해독한 결과 99.9% 이상의 정확도를 가진 한우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다고 최근 밝혔다. 유전체 해독에는 한우의 표준 잣대라 할 수 있는 농진청 한우시험장의 보증씨수소가 이용됐다.
소를 대상으로 유전체를 해독한 나라는 미국과 독일에 이어 우리나라가 전 세계 세번째이고, 미국은 〈헤어포드〉종, 독일은 〈플렉비히〉종을 지난해 해독했다.
이번에 완성된 한우 유전자 지도에 의하면 한우는 약 2만2,000개의 유전자를 갖고 있으며, 유전체 염기서열상으로 사람과 80% 이상이 일치해 임상실험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쥐(75%)에 비해 사람과 더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우와 미국의 〈헤어포드〉종의 유전체를 비교해 본 결과, 600만개 이상의 염기서열과 23만개 이상의 유전체 구조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의 경우 인종별 염기서열의 차이가 300만개라는 점을 감안할 때 한우가 그만큼 다른 소 품종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이고, 반도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한우가 다른 품종과 크게 섞이지 않고 한반도에서 고유하게 가축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 주관 책임자인 이경태 농진청 연구사는 “한우는 불포화산의 일종인 올레인산 함량이 다른 품종에 비해 월등히 높아 맛과 기능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라면서 “이러한 맛과 기능성이 주로 유전적인 요인에 기인하는데, 유전자 지도가 완성됨에 따라 한우 유전자의 비밀을 밝혀 낼 연구 발판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우 유전자 지도가 향후 소의 외모부터 고기의 생산성·품질·질병저항성 등 다양한 개체 차이를 풀어 줄 단서가 될 전망이고, 한우의 육질과 맛 등을 좌우하는 미묘한 차이점을 찾아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농진청은 현재까지 밝혀진 다른 소들의 유전자 정보와 비교해 한우의 기원, 유전적 다양성 및 유전적 특징을 찾아내고, 관련 연구와 한우 종축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 및 제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우 유전체 정보를 인터넷(bgd.nabc.go.kr)에 공개하기로 했다.
남우균 기자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