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값 약세 지속 … 먹구름끼나 상승세 전망 불구 약세 … 경기부진·구제역 영향 … 저능력 모돈 조기도태·이력추적제 도입 등 필요
봄철 날씨가 풀리면서 돼지값 상승세가 시작될 것이란 예측과 달리 약세가 지속되면서 돼지값 상승 전망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돼지 지육(박피 기준, E등급 제외) 1㎏ 가격은 4일 4,482원으로 연중 최고치(4월2일 4,496원)에 육박한 후 10일 4,011원까지 하락하다 서서히 상승, 13일 4,287원으로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경기 부진과 유통업체의 저가 판매, 봄철의 기상불순 등의 요인과 함께 구제역 역학관련 농장에서의 출하 일령을 초과한 과체중 돼지의 공판장 출하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더욱이 9월 이후 돼지 사육마릿수가 1,000만마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발표되자 마릿수 증가가 예상되는 7월 이후 돼지값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양돈협회(회장 이병모)는 13일 ‘하반기 돈가동향 및 대응방안 마련을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전문가들은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모돈 마릿수 증가가 하반기 돼지값을 결정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농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저능력 모돈 도태를 앞당기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영철 정 P&C연구소장은 “보통 모돈 마릿수가 증가하면 11~12개월 후 비육돼지 수가 증가하는 만큼 내년 6월까지 출하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면서 “모돈 마릿수와 돼지 지육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오는 10월 돼지값이 3,50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어 능력이 떨어지는 모돈을 조기 도태해 돼지값과 농장 생산성을 함께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화순 ㈜카길애그리퓨리나 이사도 “연중 돼지값은 보통 5월에 최고값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다 10월부터 다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올해 양돈 농가의 모돈 연간 출하마릿수(MSY)가 16마리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규격돼지 생산과 안전성 강화 등 품질과 경쟁력을 높여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덕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기적 차원의 공급조절 외에도 장기적인 수급조절 방안이 마련돼야 하며, 일본처럼 수급안정조절기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냉도체 판정을 확대해 육질 등급을 기준으로 한 돼지값 기준을 만들고, 돼지고기에 대한 이력추적제를 도입해 소비자에게 확신을 심어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밖에도 전문가들은 ‘웰빙’에 초점을 맞춘 국산 돼지고기에 대한 소비 홍보와 돼지고기를 활용한 새로운 가공품·요리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 가격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데 공감했다. 또 원산지표시 감시 강화의 필요성도 지적됐다.
류수연 기자 출처 : 농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