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20만t 시장격리후 정부·농협 움직임  | | |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쌀값 안정을 위해 2009년산 쌀 20만t을 사들임에 따라 쌀값 하락세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경기지역의 한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가득 쌓인 벼를 사일로로 옮기고 있다. | | 정부 “효과 없으면 추가조치 강구”
정부와 농협중앙회가 산지 쌀값 안정을 위해 시장에서 격리하기로 했던 2009년산 쌀 20만t을 모두 사들였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르면 이달 말부터는 쌀값이 오름세로 반전할 것으로 내심 기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역시 미곡종합처리장(RPC) 등 산지 유통업체들의 홍수출하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안 오르면 또 산다=정부는 단경기(7~8월)가 시작되기 전에 시중 유통물량 20만t을 추가로 격리한 만큼 재고 과다에 따른 RPC 등의 불안심리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가 격리한 2009년산 쌀은 공공비축 37만t과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사들인 34만t, 여기에 이번 추가 격리물량 20만t 등 모두 91만t에 달한다. 이는 2008년산 격리물량 50만t보다 41만t이나 많은 양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해 시장 유통물량이 1년 전의 421만3,000t보다 14만7,000t 줄어든 406만6,000t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급상으로만 보면 올해 시중 유통물량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적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쌀 소비가 지난해에 견줘 1인당 2㎏, 전체적으로 10만t이 감소하더라도 시장 공급물량은 (2009년 대비) 4만7,000t 부족하다”며 “이 정도면 쌀값이 충분히 안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쌀값이 오름세로 반전되지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내놓다는 계획이다. 산지의 불안심리를 완전히 잠재우겠다는 것이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시중 재고 쌀 20만t을 격리한 뒤에도 (가격 상승) 효과가 없다면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조치를 또 할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서 얼마만큼의 양을 수매하겠다고 말하긴 곤란하지만 쌀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농협, 저가 홍수출하를 막아라=농협은 7일과 14일 두차례에 걸친 시장격리를 통해 산지 잉여물량은 상당 부분 흡수됐다고 보고 RPC 등 산지 유통주체들의 벼 저가 홍수출하 자제 등 산지 안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협은 두차례에 걸친 시장격리를 통해 산지 농협의 쌀 재고는 70만4,000t 규모가 되었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판매할 경우 2009년산은 9월 말까지 소진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게다가 올봄 저온 현상으로 인해 조생종 벼 이앙이 지난해에 비해 1주일가량 늦어지고 추석이 지난해보다 앞당겨지는 데 따른 2009년산 쌀의 추가 수요 등을 감안하면 벼를 중심으로 산지 쌀값이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협은 산지 유통주체들의 저가 출하 등 쌀 수급 불안심리 해소에 주력하는 한편 대형 유통업체들의 저가 납품 요구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해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농협은 일명 ‘행사미’라는 이름으로 쌀 저가 판매를 한 대형 유통업체에 강력히 대응, 쌀 저가 특판행사를 중단토록 하고 이들 업체에 저가미를 공급한 조합에 대해서도 자체적인 제재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덕수 농협중앙회 농업경제대표이사는 토요일인 15일 충남 예산통합RPC와 당진 신평농협 RPC를 찾아 20만t 시장격리 이후 산지 조곡 및 쌀값 움직임을 점검했다.
농협은 2차 시장격리가 진행된 14일 RPC운영전국협의회 운영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25일에는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전국 RPC 운영 조합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산지 쌀값 안정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농협 관계자는 “20만t 시장격리 이후 대형 유통업체들의 저가 납품 요구는 사라진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면서 “벼는 분명히 상승세를 탔고 관건은 15일 기준 산지 쌀값과 민간 RPC들의 벼 매입 동향인 만큼 이번주가 산지 쌀값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형수·김상영 기자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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