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봄 왔지만 … 농촌은 아직 ‘한겨울’  | | | 장재선씨(52·전북 익산 망성면)가 냉해로 기형과가 된 참외를 들여다보고 있다. 익산=김윤석 기자 | | ●이상기후 피해 점검 / 냉해 · 일조량 부족 피해 현재까지 진행형 … 농작물 작황개선 안돼 … “지원 확대” 호소
이상기후로 실종됐던 봄이 뒤늦게 찾아왔지만 농촌엔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겨울 혹한과 4월까지 이어진 궂은 날, 이상저온 등의 영향이 날씨가 정상을 회복한 뒤에도 여전히 맹위를 떨치며 농촌에 광범위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농촌은 아직도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농작물 피해는 현재진행중이다.
특히 언 피해를 입었던 강원·경기·충북지역 복숭아 농가들은 복숭아꽃이 피고 잎이 나오면 정상적인 생장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되레 심각성이 더해지고 있다며 걱정하고 있다. 기온이 갑자기 오르면서 생장하던 잎이 마르고 나무 껍질이 터지거나 갈라져 추가로 죽는 나무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 농가들도 속을 태우고 있다. 경기 안성·평택, 충남 천안과 전남 나주 등 배 주산지 농가들은 이상저온으로 인한 배 착과 불량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얼어 죽은 꽃눈을 피해 결실률을 높이기 위해 인공수정을 늘리는 등 안간힘을 썼지만 역부족이다. 사과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언 피해를 면한 전북지역 복분자는 예년에 비해 7일가량 늦게 꽃이 펴 수확량 감소가 불가피하고, 제주 서귀포에서는 예년 같으면 감귤꽃이 만개할 때지만 꽃 구경하기 힘들다.
제주지역에선 또 조생양파 언 피해에 이어 마늘 작황도 부진하다. 구 비대기인 4월 잦은 비와 저온, 일조량 부족 등으로 구가 크지 못했고, 무름병 등 각종 병해도 발생, 농가들을 괴롭히고 있다.
꽃 농가들도 일조량 부족에 시달리며 최대 성수기인 5월 특수를 누리지 못한 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대전지역 시설포도 농가들도 일조량 부족으로 〈델라웨어〉의 출하 시기를 예년보다 2주가량 늦출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남에선 밀과 보리 농가들이 저온 피해복구 지원을 촉구하며 보리밭을 갈아엎기도 했다.
가장 먼저 일조량 피해를 입었던 경남·북 수박과 참외 농가들도 별반 나아진 게 없다. 경북 성주지역 참외 농가들은 애초 5월 중순이면 생산량이 정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빗나갔다. 5월 중순 현재 출하량이 예년의 60~70%에 그치면서 지역 경제마저 크게 위축된 상태다.
경북 고령, 경남 함안지역에서는 피해 입은 수박을 거둬내고 다시 심는 농가가 늘어 2기작 출하 시기가 예년보다 20일가량 늦춰질 전망이다. 이때문에 다른 지역 3기작 수박과 출하 시기가 겹쳐 홍수 출하가 우려되고 있다.
정부가 잇따라 피해복구 대책을 내놨지만 농가들은 피해를 복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지원 확대를 촉구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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