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 호주 · 페루 등 FTA 상대국가
지난 4월30일 우리 정부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국인 뉴질랜드에 농축수산물 개방 계획을 담은 양허안을 전달했다. 양허안에는 전체 농축수산물 1,950개(HS 10단위 기준) 가운데 331개 품목은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나머지 1,600여개 품목도 단계적으로 개방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렇지만 뉴질랜드는 FTA 협상 테이블에서 “한국의 양허안에 대해 만족할 수 없다”며 즉시 철폐에서 제외된 1,600여개 품목을 하나하나 열거하며 개방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우리 협상단은 강한 불만을 제기하면서 협상을 서둘러 마무리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워낙 입장차가 크다 보니 차기 협상 일정도 잡지 못한 채 귀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의 FTA 상대국들이 농축산물 분야에 대해 높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 5월24~26일 열린 FTA 4차 협상에서 쇠고기와 낙농품에 대해 한·미 FTA 수준의 개방을 우리측에 요구했다. 한국시장에서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우리측은 일단 거부 입장을 전달했지만, 호주시장에서 한국산 자동차가 고전하고 있는 점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본은 2005년 호주와 태국이 맺은 FTA를 활용, 태국 공장에서 조립한 자동차를 호주에 무관세로 수출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칠레에 이어 추진하는 한·페루 협상도 농산물과 자동차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페루는 한국이 주요 농산물 관세를 3~5년에 걸쳐 철폐하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철폐 시기를 중국 및 미국과 맺은 FTA(10년 철폐)보다 더 앞당길 수 있다는 타협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양측은 한두차례 더 만난 뒤 가을쯤 협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콜롬비아는 쇠고기·돼지고기·낙농제품·열대과일·설탕 등에 관심을 표명하면서 현재 상품분과에 포함된 농업분야를 별도로 떼내자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14~18일 서울에서 FTA 3차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김상영 기자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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