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도 인정한 약이 되는 농산물 “놀라워라”
1974년부터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인삼심포지엄’은 세계적인 인삼 관련 학술행사다. 14~16일 ‘인류건강의 뿌리인삼, 그 가치의 과학적 발견’을 주제로 서울에서 열린 열번째 행사에는 총 15개국 학자들이 인삼의 약리효능 등 모든 분야에 걸쳐 300편(국내 229편, 국외 71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신종인플루엔자 예방=미국 에모리대학 의대 미생물 및 면역학과의 강상무 교수는 인삼이 최근 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강교수에 따르면 고려홍삼의 다당류와 엑기스(진액)를 매일 10㎎씩 12일 동안 경구 투여한 쥐와 일반 실험쥐에게 지난해 유행한 신종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고농도로 감염시킨 뒤 체중 변화와 생존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실험쥐는 25% 이상 체중이 감소하고 감염 8일 이후 모두 폐사했다. 반면에 인삼을 투여한 쥐는 20% 정도 체중이 줄었지만 생존율은 66%로 높았다. 바이러스에 저농도로 감염시켰을 경우에는 생존율이 80%로 일반 실험쥐의 20%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또 신종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시키고 인삼 투여를 병행한 쥐에 바이러스를 감염시켰을 때는 생존율이 100%로 나타나 백신만 접종한 쥐의 60%와 무려 40%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강교수는 “백신과 인삼을 투여한 쥐는 다른 아류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해서도 저항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당류보다는 추출물 형태인 엑기스가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면역세포 활성화=이탈리아 밀라노대 의과대학 약학·약물치료 및 독성학과의 프란시스코 스카글리온 교수는 인삼 추출물이 인플루엔자 감염건수를 현저히 낮췄고, 인체의 면역기능을 활성화시켜 인플루엔자 백신의 효능을 증가시켰다고 소개했다. 3개 임상센터에서 인삼 추출물을 매일 100㎎ 투여한 114명과 위약 투여군 113명에게 4주차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고 약 8주간 비교 평가했더니 인삼 추출물 투여군의 감기 발생률은 15명(13%)에 그쳤지만 대조군은 42명(37%)에 달했다. 스카글리온 교수는 “이는 인삼 추출물이 면역세포(NK세포)의 활성도를 2배 상승시키면서, 약효의 강도를 표시하는 항체역가도 높여 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또 75명의 만성 기관지염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항생제 치료만 한 그룹보다 항생제 치료와 인삼 추출물 복용을 함께한 그룹의 박테리아수 감소와 회복 속도가 빨랐다.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교실의 서주영 교수는 “인삼이 바이러스성 감염과 박테리아성 감염에서 모두 인체 면역력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내고 있음이 입증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간암·간경변 치료와 고환기능 감퇴 회복=이집트 국립간연구소의 모사드 박사팀은 간암 환자와 C형 바이러스로 인한 간경변 환자 남녀 30명씩을 약물치료만 한 그룹과 홍삼 복용을 병행한 그룹으로 나눠 11주간 관찰했다. 매일 홍삼 600㎎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간경변 환자는 대조군에 비해 혈중 바이러스수가 남자의 경우 91.8%, 여자는 41.6% 감소했다. 홍삼 900㎎을 매일 복용한 간암 환자는 간암의 지표가 되는 효소(AFP) 발현량이 남자는 47%, 여자는 71%나 급감했다. 모사드 박사는 “어떤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아 간경변과 간암 치료수단으로 홍삼의 기능성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건국대의 김시관 교수팀은 홍삼이 노화와 환경독성물질에 의해 야기되는 고환기능 감퇴를 효과적으로 회복시킨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인 기자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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