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와 대두 등 국제 곡물가격의 강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국제곡물 농업관측 11월호를 통해 세계 곡물 재고율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보여 옥수수와 대두의 가격이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밀, 옥수수, 대두의 기말재고율은 소비량 증가에 힘입어 각각 전년 대비 3.9%포인트, 2.4%포인트, 1%포인트 하락할 전망이고, 밀은 선물투기가 다소 감소했으나 옥수수와 대두는 선물투기가 계속 증가해 가격 강세를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다.
밀은 2010/2011년도 전 세계 생산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6억4,144t으로 전망된다. 기상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카자흐스탄·우크라이나 등지는 폭염과 가뭄, 캐나다는 재배면적과 단수 감소, 유럽연합(EU)은 북서부지역의 가뭄과 동부지역의 홍수가 생산량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세계 밀 소비량은 전년 대비 1.9% 증가한 6억6,331t으로 생산량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계 기말재고량은 1억7,466t으로 전년 대비 11.1% 감소하고, 기말재고율도 26.3%로 전년보다 3.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은 10월에 비해 투기세력이 감소하면서 선물가격이 하락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옥수수 생산량은 8억1,965t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에 그칠 전망이다. 최대 생산국인 미국은 단수 감소 등의 요인으로 생산량이 예상보다 적고, 주요 옥수수 수출국인 브라질도 생산량이 전년 대비 9.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작황호조로 생산량이 각각 전년보다 15% 증가할 전망이다.
2010/2011년도 세계 옥수수 소비량은 미국의 에탄올 연료 소비 증가와 대부분 국가에서의 사료 소비 증가로 전년보다 3.1% 증가할 전망이다. 소비량이 생산량보다 많음에 따라 세계 옥수수 기말재고량은 전년 대비 10.6% 감소하고, 기말재고율은 15.8%로 전년 대비 2.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기말재고율은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한 2007/2008년보다 1%포인트 감소한 수준이다.
대두는 전 세계 생산량이 전년 대비 1.8% 감소한 2억5,526만t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국의 생산량이 각각 8.3%, 2.9%, 2% 감소했고, 미국은 전년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대두 소비 증가에 힘입어 2010/2011년도 전 세계 대두 소비량은 2억5,242t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량의 대폭적인 증가로 대두 기말재고율은 전년 대비 1% 하락한 24.3%로 전망된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올 7월부터 10월까지 밀, 옥수수, 대두의 평균가격은 각각 1t당 243달러, 178달러, 398달러로 6월 대비 각각 47%, 31%, 14% 상승했다.
이처럼 국제 곡물값 강세가 지속되면서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국제 곡물값 상승이 지난 2007~2008년 세계 식량위기 때 수준의 턱밑까지 도달해 아이티와 방글라데시 등 빈국에서는 지난 위기 때처럼 폭동이 일어나고 선진국에서는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국제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FAO 식량가격지수에 따르면 10월 밀·옥수수·쌀·유지종자·유제품·설탕·육류의 장바구니가격은 전달보다 5% 가까이 올랐다. 이는 지난 2년 이래 최고 수준이다. FAO 식량가격지수는 지난 식량위기가 시작됐던 2007년 초반 수준을 뛰어넘었으며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2008년 2~7월 가격 수준의 턱밑까지 도달한 상태다.
FAO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식량가격이 곧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지금은 내년에도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오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