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 세계 정상들의 공식 만찬과 오찬 식탁에는 어떤 농축산물이 올랐을까. 정답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농·축협의 브랜드 농축산물이다.
지난 11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주최한 공식 업무만찬에서 세계 정상들은 경북 상주축협의 브랜드 한우인 〈명실상감한우〉로 만든 안심 스테이크로 한국의 맛을 처음으로 접했다. 정상들에게 제공된 제주 〈한라봉〉으로 만든 셔벗 후식은 ‘금상첨화’.
이튿날 코엑스에서 열린 정상회의 도중 진행된 업무오찬에서는 강원 횡성축협 브랜드인 〈횡성축협한우〉로 만든 안심 스테이크로 가벼운 점심을 한 뒤 이날 저녁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특별만찬(갈라디너)에서는 경북 포항 흥해농협 브랜드 쌀인 〈이팝쌀〉로 지은 비빔밥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에 따라 해당 농축산물 브랜드는 G20 ‘후광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먼저 〈이팝쌀〉. 곡강천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쌀이 이팝나무꽃이 하얗게 핀 모습 같다고 해서 붙인 〈칠보〉 품종의 브랜드 쌀이다. 흥해농협(조합장 백강석)이 올해 86농가 120㏊에서 친환경 우렁이 농법으로 280t만 생산한 귀한 쌀이다.
백강석 조합장은 “철저한 품질과 맛 테스트와 검수절차를 거쳐 세계 정상들이 무농약 〈이팝쌀〉을 맛보게 돼 생산 농가들의 자부심이 크게 높아졌다”면서 “이번 정상회의 만찬용 밥쌀 공급을 계기로 고품질 생산에 주력하는 한편 이를 활용한 홍보와 판매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감 먹는 한우’로 유명한 상주 한우도 경사가 났다. 서울 정상회의 첫 공식 업무만찬 메인 요리로 경북 상주시 축산물 공동브랜드인 〈명실상감한우〉가 낙점됨으로써 대한민국 대표 한우 브랜드 육성에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명실상감 한우〉는 상주 곶감의 이미지와 한우를 접목시킨 브랜드로 상주지역 특산품인 곶감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감 껍질을 사료화한 ‘비타파워’ 사료를 먹여 키운 한우다. 감 껍질은 당도가 높아 발효제로 큰 효과가 있고 무기물·비타민이 풍부해 한우에게 먹였을 경우 부가가치가 높은 부산물 사료가 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 지난 2000년에 개발, 현재 380여농가에서 3만여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김용준 상주축협 조합장은 “앞으로 품질 고급화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명실상감한우〉가 우리나라 한우를 대표하는 최고의 명품브랜드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G20 정상회의가 열린 12일 강원 횡성축협(조합장 고명재) 건물에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횡성축협이 서울 G20 정상회의 오찬 메인 메뉴로 〈횡성축협한우〉를 공급한 것을 기념해 내건 것이다. 횡성축협은 정상회의 오찬을 위해 〈횡성축협한우〉 특등급 140㎏을 준비위원회측에 제공했다. 횡성축협은 〈횡성축협한우〉가 지난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 식탁에도 올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품 한우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만큼 앞으로 이를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이다.
고명재 조합장은 “이번 서울 G20 정상회의에 선보인 것을 계기로 〈횡성한우〉를 세계 최고 명품 브랜드로 육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에서도 G20 정상회의 만찬에 제주 〈한라봉〉이 오른 것을 크게 기뻐하고 있다. 이번 정상회의 효과가 〈한라봉〉이 본격 출하될 내년 1~2월 판매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가 고철수씨(53·서귀포 남원읍 한남리)는 “이 같은 사실이 국내외로 널리 알려져 〈한라봉〉 수출 활성화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기쁨과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