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막걸리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급속히 치솟던 막걸리의 인기도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다. 지난 2008년 17만6,000㎘였던 국내 막걸리 소비량이 2009년에는 26만1,000㎘로 1년 만에 무려 47%나 증가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막걸리 소비 증가율이 1.3~2.9%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9년의 상승폭은 ‘막걸리 열풍’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다.
이런 막걸리의 인기는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는 듯 했으나 하반기에 접어들며 한풀 꺾였다.
올 상반기 막걸리 출고량은 17만㎘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가량 증가한 것이다. 하반기에도 출고량은 전년 대비 약간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걸리 바람이 거세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6월과 7월 2개월 연속 소비 증가율이 감소했다는 통계청의 발표를 시작으로 막걸리 인기도의 상승 속도가 주춤해진 상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도 최근 음주자를 대상으로 가장 좋아하는 주류를 조사한 결과 막걸리가 지난해에는 2위였으나 올해는 소주·맥주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고 밝혔다.
반면 해외에서의 막걸리 인기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막걸리 수출액이 2009년 628만달러에서 올해는 11월 말 현재 1,700만달러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막걸리업체들마다 주원료인 쌀에다 사과·대추·인삼 등 지역의 특산물을 첨가한 막걸리를 내놓고 대기업까지 막걸리시장에 뛰어들며 이른바 막걸리의 ‘춘추전국시대’를 열었다. 정부도 막걸리의 원산지표시제 도입, 품질인증제 기틀 마련, 수출 물류비 지원, 막걸리 전용 누룩 개발 등 막걸리 세계화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막걸리를 세계적인 술로 만들기 위해서는 품질 향상과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종합적인 육성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배송자 신라대 막걸리세계화연구소장은 “막걸리는 각종 연구를 통해 유산균·무기질·섬유소·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풍부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앞으로는 암 예방·장기능 개선·혈행 개선효과 등 기능성 연구와 건조분말, 화장품 원료 등 막걸리를 이용한 응용제품 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입쌀로 만든 막걸리가 너무 많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막걸리 원료 가운데 국산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13.6%에 지나지 않았다. 올해는 원산지표시제 영향으로 국산쌀 비중이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 여전히 수입쌀을 원료로 사용하는 등 막걸리의 국산쌀 이용 증가폭은 미미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출처 : 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