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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구제역…“농사짓기가 두려워요” 글의 상세내용
제목 이상기후·구제역…“농사짓기가 두려워요”
부서명 청양군농업기술센터 등록일 2010-12-22 조회 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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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구제역…“농사짓기가 두려워요”
 





















 








  <위>구제역이 최초로 발생한 경북 안동시 와룡면 서현양돈단지 입구에서 차량 방역이 이뤄지고 있다. 안동=유건연 기자 <아래>김현수씨가 올가을 된서리가 일찍 내려 잎이 모두 떨어져 제대로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대봉’ 감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다. 영암=임현우 기자



봄부터 겨울까지 서리·폭염 등 재해 잇따라…작물 수확량 ‘뚝’… 자식같은 소 묻는 아픔겪어…피해농가 스트레스·절망감에 영농의욕 잃어



“올해 같으면 농사짓기가 정말 두려워요. 자연재해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불안합니다.”



1월 초부터 발생한 구제역과 언 피해로 상처 입은 농민들은 심리적 안정을 찾지 못하고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가축과 농작물 피해에 농민들은 올 1년이 ‘시련과 눈물의 해’로 기억된다고 울먹였다.



봄부터 과수 농가는 언 피해로 깊은 상처를 입었다. 고품질 복숭아 주산지인 충북 음성군 감곡면 일대는 전체 700여㏊ 중 200여㏊의 과수원에 심겨진 복숭아나무가 언 피해를 입고 완전히 말라 죽어 생산량이 예년의 65%에 그쳤다.



복숭아 과수원 1만3,212㎡(4,000평) 중 90%가 말라 죽었다는 이한석씨(47·감곡면 왕장리)는 “생계비 등을 일부 지원 받았지만 4~5년간 금융기관에서 매달 생계비와 영농비를 빌려 살 수밖에 없는 현실”에 가슴이 무너진다며 아파했다. 이복희씨(52·경북 문경시 문경읍 하초리)도 “봄 서리 피해로 사과를 절반도 건지지 못했다. 더 큰 문제는 내년 농사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울먹였다. 올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농가에 지급될 봄 동상해 보험금은 219억원에 이를 정도로 피해가 컸다.



여름 고랭지배추 농가들도 폭염 등으로 배추가 물러 터져 비싼 값에 팔 기회를 잡지 못해 속상해 했다. 강원 평창군 방림면 계촌리 일대에서 배추 농사를 짓는 이경혼씨(48)는 “배추파동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지만 예년의 절반도 거두지 못했다. 밭떼기를 했거나 출하할 배추가 없는 농가는 그냥 손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어 큰 상처를 입었다”고 한숨지었다.



가을에 전남·북, 충남·북, 경기, 강원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도 농민에게 절망감을 안겼다. 특히 충남 서해안지역의 농민들은 곤파스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농민들은 낙과 피해 외에 나무가 뿌리째 뽑힌 경우가 많아 내년 이후의 농사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90%의 사과가 떨어지는 피해를 입은 서산시 고북면의 한 사과 농가는 “폐원한 농가는 물론 피해를 입은 농가 사이에서도 너무나 어안이 벙벙해 피해상황에 대해 서로 말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며 가슴을 쳤다.



백수 피해를 입은 벼 농가들도 망연자실해 있다. 12㏊의 벼를 짓는 곽대석씨(59·태안군 안면읍 신야리)는 “등외등급 수매에 응해 벼를 팔았으나 지난해 1억원이던 소득이 3,200만원으로 뚝 떨어졌고, 생산비(4,000만원)를 빼면 소득이 마이너스”라고 울먹였다. 곽씨는 “태풍 직후 한 농가는 자살했고, 많은 농가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대봉〉 감 재배 농가 김현수씨(56·전남 영암군 금정면 안노리)는 “봄에는 꽃눈이 냉해를 입었고, 여름에는 태풍으로 잎이 떨어지고, 가을 된서리에 열매가 얼고 잎이 떨어져 내년 초 꽃눈 형성에도 큰 차질이 예상된다”며 농사짓기가 겁 난다고 두려워했다.



4월부터 10월까지 토종벌은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특히 경기·강원·전북 등지의 토종벌이 큰 타격을 입어 현재 남은 토종벌이 전체의 10%에 불과하고, 내년 봄이면 바이러스 감염 등으로 5%도 남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농민들은 우려했다.



김대립씨(37·충북 청원군 낭성면 추정리)는 “봄 이상기후로 토종벌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대부분 망가졌다. 이미 작목 전환을 하는 농가도 생기고, 일부 농가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했다. 그는 또 “토종벌 피해는 야생벌에도 피해를 주고 있어 생태계 파괴가 심히 우려된다”고 흐느꼈다.



겨울에 닥친 구제역 피해를 입은 농가들은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며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사상 초유의 구제역 사태를 맞은 경북 안동지역 농업인들은 ‘공황상태’에 빠져 있고, 이웃 농가 사이에서도 의심과 반목의 골이 깊다고 전해진다. 7일 현재 300여마리를 살처분한 서후면 이개리의 권성환 이장(56)은 “마을 전체가 ‘폭격’을 맞은 듯하다. 구제역 발생 후 식음을 전폐한 농가도 있다”며 “마을의 한우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염려했다. 안동지역의 한 농협 관계자는 “한평생 일궈 온 사업을 한순간에 잃어버린 농가들이 지금 공황상태에 빠졌다”며 “가축의 살처분과 매몰로 마을은 사막처럼 황량해지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알렸다.



연초부터 발생했던 경기 포천·연천에 이어 이달에 양주·연천·파주에 또 구제역이 터지면서 농민들은 더 깊은 스트레스 수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양주축협 관계자는 “직원 32명이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 고립돼 있는 축산 농민에게 라면과 참치 등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은 축산 농민에 대한 관심과 지원·치유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밝혔다.



여정수 영남대 생물자원학부 교수는 “자식 같은 소를 묻는 농가들의 고충은 무슨 말로도 표현할 수 없지만, 어려울 때일수록 현명하고 냉정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전화위복이 되도록 농가들은 새롭게 시작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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