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기상악화로 주요 채소 작황이 악화돼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공급 부족이 계속돼 온 배추를 비롯해 시금치·부추·깐쪽파·깻잎 등의 시세가 최근 큰 폭으로 오르는 등 채소 장세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배추의 경우 5일 서울 가락시장에서는 상품 10㎏ 한망(3포기)당 평균 1만6,160원에 거래됐다. 이는 5일 이전 일주일간의 평균값 대비 37%나 높은 수준이며,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3배 이상 높은 값이다. 이처럼 배추값이 급등한 것은 겨울배추 주산지인 전남 해남·진도 등지에 폭설이 내린 후 한파가 몰아쳐 출하작업이 원활치 못한 것이 일차적인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가락시장에서 지난 1일부터 배추 표준규격 미달 포장망 출하품에 대한 단속 강화로 수탁거부 및 반송조치가 시행되면서 안그래도 부족한 공급량이 더 줄어 시세가 비정상적인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가락시장에서는 올 첫 경매가 시작된 지난 2일 저녁 경매부터 4일 저녁 경매까지 많을 때는 하루 반입량의 절반에 가까운 배추가 산지로 회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수도권 여타 도매시장에서도 배추값이 덩달아 오르고 연쇄적으로 소매시세도 들썩이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영 가락시장 대아청과 부장은 법인 일일시황 자료에서 “배추 정품망 사용 출하가 정착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시장 내 출하량 감소 및 다소 비정상적인 시세 형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추와 함께 시금치·부추·깐쪽파·깻잎 등도 기상악화의 영향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금치의 경우 5일 가락시장에서 상품 500g 한단 평균 경락값은 2,157원으로 전 7일 평균가격 대비 35% 상승했다. 홍성희 가락시장 한국청과 채소부장은 “전남 신안 등 주산지 폭설로 일부 언 피해가 발생했고, 추운 날씨로 작업이 제대로 안돼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부추도 최근 주산지인 경북 포항지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큰 피해가 발생해 전주대비 28%나 올랐다. 김용운 가락시장 중앙청과 채소본부장은 “포항지역의 시설 복구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부추값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깐쪽파는 현재 최대 산지인 제주지역 가뭄과 폭설 피해로 수급 불균형이 심화돼 최근 하루 새 10㎏ 한상자당 값이 3만원 넘게 오르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5일 가락시장에서 깐쪽파값은 상품 10㎏ 한상자에 8만7,940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9% 높은 수준에 거래됐다. 이 밖에 깻잎도 계속된 한파로 저온 피해가 나타나면서 출하량이 줄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김은겸 농협강서공판장 경매사는 “단기적으로 산물 채소값은 강세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물가 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영향 받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