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수은주를 영하 20℃ 아래로 끌어내린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은 16일 아침 10시 소형 버스를 이용해 강원 원주시 소초면 두둔리 구제역 차단방역 통제초소에 도착했다.
주황색 방한점퍼 차림으로 버스에서 내린 이대통령은 초소 근무자인 최기연 횡성군청 상하수도사업소 여직원에게 “많이 춥지요”라며 격려하고 주머니에서 손난로를 꺼내 전달했다.
이대통령은 다시 횡성군 횡성읍 갈풍 초소에 도착, 근무중인 박선민 일병과 이승준 상병에게 따뜻한 두유와 캔커피를 전달하고 격려했다.
횡성군청에 도착한 이대통령은 강기창 강원도 행정부지사와 고석용 횡성군수의 영접을 받고 군청 입구에 설치된 무균소독실을 통과해 3층 구제역방역상황실로 직행, 관계자들을 격려하고 간담회를 시작했다.
◆“구제역, 백신 활용해 살처분 최소화”=이대통령은 고군수로부터 구제역 방역상황을 보고 받은 후 모두발언을 통해 5만 횡성군민이 명품 한우를 지키기 위해 고생하고 있는 것을 격려하고, “앞으로 구제역은 백신을 활용해 사전에 예방을 하고 살처분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역과 살처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 정부를 대표해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특히 살처분은 투철한 사명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격려했다.
돼지 살처분을 담당하고 있는 횡성군청 심승보씨는 “축산 농가의 자식과 같은 돼지를 살처분해 땅에 묻어야 한다는 현실이 가장 가슴아팠다”면서 “현실적으로는 축산 농가는 재기하는데 4∼5년이 걸리고, 군내 70명이 넘는 농장 인부들의 실직 문제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김승겸 횡성축협 컨설팅과장은 “축산 농가를 방문하면 노인들이 우리를 잡고 웁니다. 자식 같은 소를 묻어서 울고, 소를 내다 팔아야 하는데 거래중단 걱정으로 운다”면서 “구제역을 조기종식시켜 횡성한우의 명성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설 특수 살려라”=고군수는 “횡성한우는 연간 5,000억원 규모의 산업인데 구제역으로 설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돼 특단의 출하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대통령도 배석한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살처분하지 않은 소와 돼지는 설 전에 융통성 있게 (출하)해도 되지 않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장관은 “백신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출하에 지장이 없다”면서 “항체가 생겼다고 하는 지역부터 설 전에 출하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살처분 담당 이상권씨(횡성군청 5급)는 “살처분을 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은 매몰부지 확보”라면서 “지하수 오염을 걱정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상수도 보급을 약속하고 허락을 얻은 만큼 상수도 보급에 정부가 적극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백신으로 구제역 예방 정책을 바꿨다 하더라도 농가에서 평소에 방역하고 예방해야 완벽을 기할 수 있다”면서 “공항이나 항만 방역도 중요하지만 농가 역시 앞으로는 농장에 수의사가 들어오더라도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