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0 양곡연도 가구부문 1인당 양곡 소비량 조사결과’는 정부가 쌀 소비 감소를 막을 근본 대책을 내놓지 않고는 재고쌀 문제 해결이 오리무중이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0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72.8㎏으로 10년 전인 2000년(93.6㎏)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으며, 지난 1970년(136.4㎏)에 비해서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 특히 지난해 비농가의 1인당 쌀 소비량은 69.8㎏으로 도시인의 평균 쌀 소비량이 70㎏ 아래로 떨어져 큰 충격을 준다.
쌀 소비량이 끝없이 내리막길인 것은 ‘밥은 곧 쌀밥’이란 등식이 깨진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식생활의 서구화 영향으로 각종 면류와 시리얼·패스트푸드 등을 밥으로 여기는 이들의 사고가 문제다. 아침밥을 거르거나 빵으로 때우고 점심조차 분식을 즐기는 직장인들의 증가는 쌀산업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든다.
정부가 그동안 쌀 소비 확대 대책을 여러차례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감소 추세가 바닥을 보이지 않는 것은 그만큼 정부 대책의 약발이 미약했음을 반증한다.
정책당국은 올해 어떻게 해서든 소비 감소세를 증가세로 반전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 바란다. 구호 정도에 그치는 ‘아침밥 먹기 운동’ 등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러한 운동이 범국민운동으로 확산되려면 주부의 마음을 근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치밀한 기획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 정책당국이 팔을 걷어붙이고 시민단체가 호응한다면 이 운동도 농촌사랑운동이나 신토불이운동처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올바른 식습관 교육과 홍보를 통해 밀가루에 익숙해진 입맛을 쌀밥쪽으로 돌리는 노력도 중요하다. 쌀 가공산업 활성화 대책도 올해는 실행을 담보할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충분히 이뤄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