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값 강세가 이어지면서 농가들이 배추로 품목을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배추로 전환된 품목은 시기에 따라 일시적인 물량부족이 우려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충남·경북 등 전통적인 하우스 수박 산지에서는 수박 대신 봄배추가 하우스를 차지한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정식의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충남 부여의 경우 작목전환으로 인해 1~2월 하우스 수박 정식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8%나 감소했다. 4월 정식에 들어가는 노지 수박도 일부 면적이 배추로 작목전환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월동배추 주산지인 전남 무안·해남 등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예년이면 3월 월동배추 수확이 끝난 뒤 감자 정식에 들어가는 농가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올해는 봄배추 정식에 들어간 사례가 적지 않다. 심지어 판매용 배추는 거의 재배되지 않았던 제주지역에서도 올해는 봄배추를 심은 터널재배시설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정지역의 경우 봄배추와 봄무 재배면적이 3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고랭지 양배추도 배추로 작목을 전환해 재배면적이 지난해에 비해 11%까지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고, 애호박은 광주 등지에서 작목전환이 이뤄지면서 최대 6%까지 정식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우스 봄당근도 충청지역을 중심으로 배추로 작목이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남부지역의 경우 지금도 봄배추 정식이 계속되고 있어 배추로의 작목전환 사례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하우스 시설이나 경작면적은 한정돼 있는 상황에서 봄배추 재배가 늘어나는 만큼 다른 작목의 재배는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때 대란설까지 나왔던 배추값은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품목들은 시기별로 일시적인 물량 부족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도매시장 관계자는 “수박의 경우 6월 한때 물량부족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