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류 가격이 최근 들어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지난해 내내 이상기후의 여파로 품목에 관계없이 가격 불안정에 시달렸던 채소류 시장이 시설채소를 중심으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양배추의 경우 한달 전까지만 해도 상품 8㎏ 한망에 1만원대에 거래되던 것이 최근에는 4,000~5,000원대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시금치도 상품 500g 한단에 1,500원을 호가하던 것이 최근 들어 500원대까지 하락했다.
쪽파는 상품 1㎏ 기준으로 한달 전에 비해 절반 수준인 2,000원대로 떨어졌고, 한때 6만원을 훌쩍 넘어서던 감자도 최근에는 상품 20㎏ 한상자에 3만~4만원대로 낮아졌다. 배추·대파 등 일부 노지 품목을 제외한 대부분의 채소류 가격이 하락·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최근 기온이 올라가고 일조량이 늘어나는 등 기상여건이 호조를 보이면서 작황이 회복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온시설에서 재배되는 채소류 출하가 늘어나면서 작황이 기상여건에 덜 민감해진 것도 가격안정의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구제역 정국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소비가 감소한 것도 가격 안정세의 주요한 원인이다. 구제역으로 인해 육류 소비가 줄어든 것은 물론 각종 모임·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고추·상추 등 육류 소비와 밀접한 관계를 지닌 품목뿐 아니라 다른 품목까지 소비가 둔화됐다는 것이다.
배추·대파 등 다른 노지 품목들도 조만간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겨울 작기가 끝나면서 산지가 이동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배추는 충청·경북 등지의 하우스 봄배추가 4월부터, 대파는 경기지역의 하우스 대파가 5월부터 출하된다.
특히 배추의 경우 봄배추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난데다 기상여건도 좋았기 때문에 출하가 시작되는 4월이면 큰 폭의 가격 조정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상용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 기획실장은 “배추는 저장배추 물량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봄배추 생산량이 증가한 상태며, 대파도 날씨가 좋아 작황이 좋은 편”이라면서 “전반적인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