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 하락세가 심상찮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한우값이 5월까지 하락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한우값 하락세는 사육마릿수 증가와 구제역으로 인한 소비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우고기 공급 증가는 사육마릿수 증가에다 최근 들어 구제역으로 이동제한에 묶여 출하가 지연된 물량까지 쏟아지며 3~5월 도축마릿수가 지난해 14만5,000여마리보다 15.1% 증가한 16만7,000여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5월까지 쇠고기 수입량도 전년보다 16% 늘어 6만7,000여t에 이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우값 하락세는 구제역 발생 이전과 이후로 뚜렷이 구분된다. 1월 중순 설 대목을 제외한 실제 축산물 가격동향을 보면 3월25일 현재 한우 평균 경락값이 지육 1㎏에 1만2,751원으로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해 11월25일 1만4,726원보다 1,975원(13.4%)이나 하락했다. 1년 전 1만7,190원보다는 4,439원(25.8%)이나 폭락한 수준.
이에 따른 농가 수취값도 떨어져 600㎏ 큰소 기준 지난해 11월25일 527만5,000원에서 3월25일 현재 456만7,000원으로 70만8,000원이나 낮아졌다. 역시 1년 전 615만7,000원보다는 159만원 떨어졌다.
특히 소비자값 하락도 두드러지면서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우 등심 1등급의 경우 3월25일 현재 평균 소매가격(1㎏ 기준)이 5만9,390원으로 구제역 발생 이전인 지난해 11월25일 7만3,126원보다 1만3,736원(18.8%)이나 하락했다.
더구나 그동안 이동이 제한됐던 물량이 이달 들어 수매되며 냉동보관이 아닌 냉장육으로 유통돼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한우 수매 물량 1만5,000여마리 가운데 70%는 냉장육으로 이미 유통됐으며 30% 정도만 냉동상태로 저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망도 밝지 않다.
한·육우 사육마릿수가 구제역으로 살처분한 11만4,000여마리를 제외하더라도 6월이면 300만마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 705명에 대한 소비자 조사에서 올해 국내산 쇠고기 소비의향을 물은 결과 지난해보다 평균 13.3%나 줄일 것이라고 응답, 구제역에 따른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황엽 한우자조금 사무국장은 “구제역으로 인한 이미지를 조기에 없애고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자조금을 활용한 특별할인 판매를 비롯해 군납과 학교급식을 늘리는 한편 홍수출하를 막기 위한 홍보와 적정 사육마릿수 유지를 위한 자율도태 등의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