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뉴얼’ 등 고급화를 통해 제품 가격을 올리는 식품업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에 대한 제동을 걸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농심과 롯데제과, LG생활건강 등 프리미엄급 신제품을 내놓은 식품사를 대상으로 가격 책정 근거와 성분 등을 파악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최근 일부 식료품의 리뉴얼·업그레이드를 통한 편법 가격 인상에 대해 “어느 제품이 됐던 서민생활과 밀접한 물품에 대해선 가격 인상이 적절한지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
김위원장은 또 “가격 인상요인이 있다면 당연히 인상해야겠지만 그 과정에 불공정행위가 있어서는 안된다”라며 “리뉴얼이 됐든 기존 제품 가격 인상이 됐든 무리하거나 과도한 부분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소비자물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대형 식품업체들이 앞다퉈 ‘리뉴얼’이나 ‘업그레이드’를 내세워 가격을 올린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최근 기존의 <신라면>보다 두배 이상 비싼 <신라면블랙>을 출시해 프리미엄급 라면 출시에 불을 댕겼다. 4봉지 한묶음으로 대형 마트에서 5,28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블랙>은 개당 가격이 1,320원으로 기존 신라면의 가격(개당 584원)보다 2.3배나 비싸다. <신라면블랙> 한봉지에는 설렁탕 한그릇에 들어가는 분량의 우골(쇠뼈) 성분이 그대로 들어 있어 설렁탕 국물의 담백하고 구수한 맛을 보강했다는 것이 농심측의 설명이지만,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롯데제과도 최근 마다가스카르산 바닐라와 고농축 우유·아몬드 등으로 원재료를 고급화한 <월드콘XQ>를 내놓고, <월드콘 오리지널>보다 500원 더 비싼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LG생활건강도 최근 기존의 캔커피에 비해 두배 이상 비싼 <조지아 에메랄드 마우틴>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