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부진으로 장기간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오이·호박 등 시설채소류값이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모처럼 생기를 찾고 있다.
18일 가락시장에 출하된 <백다다기> 오이 100개 상품은 평균 3만2,900원으로 10일 전보다 7,000원가량 올랐다. <취청> 오이도 50개 상품 기준 3만원에 거래돼 10일 전에 비해 1만5,000원가량 상승했다.
호박과 풋고추값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주키니호박 10㎏ 상품은 10일 전보다 무려 1만7,000원이나 오른 2만4,000원에 거래됐는데, 이는 예년 이맘때의 6,000원 선에 거래되던 것에 비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애호박도 마찬가지로 상승세다. 애호박 20개 상품 한상자는 10일 전에 비해 6,000원가량 오른 1만6,000원에 거래됐다. 풋고추 10㎏ 상품도 5월 초 2만3,000~2만5,000원이었던 것이 최근에는 1만원 이상 상승한 3만6,000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시설채소류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수확기에 비가 많이 와 출하량이 감소한데다 대형 할인마트 등을 중심으로 5월 가정의 달 판촉행사를 진행하면서 소비가 살아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장인균 서울 가락시장 서울청과 경매팀장은 “4월 말에 비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일조량 부족으로 열매가 제대로 달리지 않아 출하기에 접어드는 요즘 시설채소류 출하물량이 20% 이상 줄었다”면서 “오이·호박은 나들이객 수요 증가로 대형 식자재 업체들의 주문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대형 유통매장의 행사까지 가세하면서 값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설채소류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손호길 농협가락공판장 경매팀장은 “수요가 예년만큼 살아났다고는 볼 수 없어 시세가 크게 오른 것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앞으로 출하량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반면 5월 가정의 달 행사에 따른 식당 수요는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여 고추·오이 등 시설채소류값은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