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등으로 인한 축산물 이미지 악화로 국민의 40% 이상이 국내산 쇠고기 등의 구입횟수를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5월10~25일 서울·경기·부산·대구·광주 등 7개 지역 성인 1,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축산질병이 소비자의 축산물 인식·구매에 미친 영향조사’를 최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후 국내산 축산물 구입횟수를 크게 줄였다고 답한 응답자는 ▲쇠고기 43.7% ▲돼지고기 43.2% ▲닭·오리고기 39.2%로 나타났다.
구입횟수를 줄인 이유는 ‘(축산질병으로) 안전하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쇠고기 43.5% ▲돼지고기 39.9% ▲닭·오리고기 41.5%로 다른 이유들에 비해 가장 높았다. 구제역·AI 감염 가축을 살처분하는 장면이 언론에 무분별하게 보도된 것도 국내 축산물 구입을 꺼리게 한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실제 국내산 구입횟수를 줄인 이유로 ‘텔레비전·신문 등에서 구제역·AI 기사를 보니 먹고 싶은 생각이 없어져서’라고 응답한 비율이 32.4(돼지고기)~37.9%(닭·오리고기)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가격상승’ 때문에 구입횟수를 줄였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6(닭·오리고기)~13.2%(쇠고기)로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산 축산물과는 달리 수입 축산물은 구제역과 AI 발생이 구입횟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되레 수입 쇠고기의 경우 ‘구입횟수가 늘었거나 변화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81%로 높은 반면 ‘줄었다’는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한국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구제역과 AI 파동을 겪었지만 국내산 축산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텔레비전 등을 통해 우리 축산물의 안전성 및 소비 홍보를 늘려 구제역 등으로 실추된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