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가격이 갈수록 하락, 생산비를 밑돌고 있다. 더욱 암울한 것은 사료비 등 생산비는 갈수록 오르는 반면 한우 사육마릿수는 오히려 6% 이상 늘고 있다. 이는 장기적인 가격 전망에도 부정적인 요소가 된다. 한우 가격 지지대책의 또 다른 측면인 생산비 절감방안을 짚어 본다.
◆생산비 문제, 어디에 있나=한우 거세우(600㎏) 한마리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2010년 기준으로 518만원이다. 이 가운데 사료비(38%)와 송아지 구입비(34%)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생산비의 72%다. 특히 송아지는 전체 생산비 269만원 가운데 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5%나 된다. 결국 생산비 절감은 비육우는 사료비와 송아지 구입비를, 송아지는 사료비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다음으로 출하월령을 줄이거나 번식률 및 성장속도를 높이는 등의 생산성 향상에 초점이 모아진다.
◆어떻게 절감할까=현재 한우의 경우 농후사료 대 조사료의 비율이 6대 4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4대 6으로 조사료 비율을 늘려 농후사료 구입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섬유질 배합사료(TMR)를 활용하는 방안이 관심을 모은다. TMR에 들어가는 원료로 버섯배지, 주스 생산 후 나오는 과일 찌꺼기 등 농산가공품의 부산물을 적극 활용하자는 것이다.
문홍길 국립축산과학원 영양생리팀장은 “폐버섯배지·비지박·과일찌꺼기 등 버리는 농산부산물은 잘만 활용하면 훌륭한 조사료의 원료가 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개별 농가 단위의 구입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팀장은 “농산부산물의 수급을 위해 정부 예산을 반영, 지역축협 등을 거점으로 TMR 물류센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우 20여마리를 기르는 진규범씨(53·전북 정읍시 산내면)는 “20마리 내외의 소규모 사육농가는 봄·여름에 잡초를 베 조사료로 활용하면 농후사료비를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며 “조사료를 적극 활용한 결과 농후사료를 하루 5포대에서 1포대로 줄여 한달에 100여만원의 사료비를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과제는=농후사료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사료곡물의 세액을 적극 감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주요 사료용 곡물에는 할당관세를 적용, 관세가 없지만 기타 곡물에서 연간 300억원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또 원료 곡물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사료회사가 부가가치세 등으로 연간 700억원의 세금을 부담한다. 홍순찬 한국사료협회 기획조사부장은 “정부가 의지만 가지면 연간 1,000억원 내외의 세금을 감면해 이를 농가의 생산비 절감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면서 “부가세 의제매입세액공제 비율을 현행 102분의 2에서 음식점 수준인 106분의 6으로 확대하고, 이 제도를 계속 존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사료를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조사료 생산기반을 확대하는 것도 과제다. 최강필 농협 축산컨설팅부 차장은 “조사료 재배단지 확보를 위해 4대강 유역 개발에 따른 유휴지를 농협에서 조사료 재배단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매년 줄고 있는 조사료 생산제조비 농가지원액을 확충하고 재원을 현재의 축산발전기금에서 안정적인 일반회계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수현 농림수산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거세한우 출하월령을 30개월에서 28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은 현재 발전적인 방향에서 다듬고 있다”면서 “농가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현재 76%인 번식률을 내년까지 80%로, 송아지 폐사율은 현행 6%에서 3%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밖에도 ▲사료가격안정기금 설치 ▲해외 사료자원 개발 ▲고능력 한우개량사업 확대 등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