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에 이어 무더위로 잃은 입맛을 되찾는 데 식초만 한 것이 없다. 신맛과 새큼한 향을 떠올리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한의학에서 식초의 신맛은 간을 보호하고 피로를 풀어 준다고 한다. 식초의 주성분인 초산은 살균·해독작용이 뛰어나 식중독 예방에도 그만이다. 몸에 좋은 식초를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 있다. 바로 콩·마늘·달걀과 함께 먹는 것. 식초 전문가 구관모씨의 도움을 받아 여름철 건강식으로 각광받는 식초 약리식품 3총사를 소개한다.
◆초콩=콩이 우리 몸에 좋은 건 다 아는 사실. 여기에 혈액 정화 작용이 있는 식초를 더하면 천연 건강식품이 된다. 일본에서도 초콩은 민간요법의 하나로 오랫동안 권장돼 왔다. 콩(대두 또는 검은콩)을 마른천으로 깨끗이 닦은 후, 입구가 넓은 병에 넣는다. 식초를 콩에 붓는데, 콩과 식초의 분량은 1대 3 정도가 알맞다. 벌꿀을 약간 첨가하면 더 좋다. 상온에서 일주일 정도 숙성시킨 후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수시로 먹는다. 아침·저녁 식후에 콩을 한숟가락씩 덜어내 꼭꼭 씹어 먹거나, 과일 주스를 만들 때 같이 넣어 갈아 마시면 된다. 말려서 분말을 만들어 물에 타 마셔도 좋다.
◆초마늘=마늘은 대장균이나 콜레라균, 장티푸스균을 사멸시킬 정도로 강한 살균 작용을 한다. 식초와 어우러지면 강력한 식중독 예방제가 된다.깐마늘(3홉)을 유리병에 넣고 마늘이 완전히 잠길 정도로 식초(6홉)를 부은 다음 밀봉한다. 여기에도 벌꿀을 약간 넣으면 좋다. 한달 정도 숙성시키면 완성된다. 주의할 점은 천연 현미식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 화학식초를 쓰면 위장 점막에 자극을 주어 매슥거릴 수 있다. 보관할 땐 뚜껑을 잘 덮어 어두운 곳에 두는 게 좋고, 고기나 생선 요리에 곁들여 먹거나 야채샐러드용 드레싱을 만들 때 갈아 넣어도 괜찮다.
◆초란=몸에 이로운 칼슘과 유기산을 흡수하는 빠르고 강력한 방법. 달걀을 식초에 담가 껍데기를 녹여 마시는 것이다. 달걀(토종 유정란 10개)을 씻어서 마른 천으로 닦아 물기를 제거한다. 유리병에 날달걀을 통째로 넣고 병 속에 식초를 붓는다. 뚜껑을 꼭 닫아 20~25℃의 상온에서 약간 어두운 곳에 둔다. 6~7일 지나면 달걀 껍데기가 식초에 녹는데, 껍데기 내부의 얇은 흰 막은 녹지 않고 공처럼 부풀어 오른다. 젓가락으로 막을 터뜨린 후 막은 걷어내고 흰자와 노른자를 잘 섞어 준다. 이틀 정도 재운 후 냉장고에 보관한다. 식후에 밥숟가락으로 세숟가락(약 30㎖)을 생수(유리컵 한잔)에 타서 하루 2~3회 마신다. 벌꿀에 생화분(꽃가루)을 1대 1로 섞은 것을 함께 넣으면 초밀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