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쇠고기 시세는 잦은 비와 저온 등 이상기후가 도왔다고 봐야죠.”
추석 대목을 앞둔 충북 음성 축산물 공판장 주변은 출하 예약제 덕분에 길게 늘어선 대기차량을 찾기 어려울 만큼 평온했지만 한우 경매장은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추석을 2주 앞둔 29일 음성 축산물 공판장 경매물량은 한우 거세우 321마리와 육우 64마리, 암소 49마리 등 모두 440여마리. 이날 최고 경락값은 1++A등급의 393]짜리 한우 거세우로 1㎏당 1만7,800원을 받아 699만5,400원에 경락됐다. 거세우 평균 경락값 역시 1만4,000원대로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모처럼 상승세를 보였다.
이 같은 시세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선물용 한우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추석에 많이 주고받는 과일이 올해 봄부터 잦은 비와 날씨 영향으로 생장이 더딘 데다 추석이 9월 중순으로 다른 해보다 일러 제대로 익지 못해 색이나 맛도 떨어지는 등으로 한우고기가 선물용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추석 대목 시세가 반짝 상승했으나 명절 이후 한우값 하락을 예상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김욱 음성 축산물 공판장 경매실장은 “현재 시세가 구제역 직후보다 다소 올랐으나 지난해보다 1㎏에 3,000원 정도 떨어진 수준”이라며 “이번에 모처럼 제값을 받은 한우고기는 추석 이후 300만마리에 이르는 사육마릿수와 소비 확대의 한계로 인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지난 5월 구제역이 마무리된 이후 한우 마릿수 감축을 위해 꾸준히 제기된 한우 암소 자율도태 노력은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9일 음성 축산물 공판장 경매물량 440여마리 중 49마리만 암소여서 10%대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또 올 7월까지도 도축마릿수 36만6,700여마리 가운데 암소가 14만5,000여마리로 39.7% 정도였다.
이는 지난해 도축한 소 60만2,000여마리 가운데 암소 도축 비율 43.7%(26만3,000여마리)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박영만 음성 공판장 중도매인회장은 “선물용으로 한우고기를 많이 찾는다지만 평균값은 조금 올랐어도 등급별 고급육의 인상폭은 상대적으로 적어 올 추석 시세는 한마디로 ‘대목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암소 도태를 다양하게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비육 후 출하하는 암소는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