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산 조생벼 수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정부가 2년 전에 수확한 2009년산 비축쌀 5만t을 방출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햇벼 수확작업이 막 시작된 9월에 정부 비축쌀이 풀리기는 2002년 이후 올해가 처음이다.
양곡업계에 따르면 농림수산식품부는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 비축쌀 중 2009년산 5만t(벼 40㎏들이 173만6,100포대)을 7일 공매키로 했다. 입찰가격은 벼 40㎏들이 한포대당 2만3,500원이다. 이는 시중에서 거래되는 2010년산 벼 5만2,000원의 45% 수준이다.
문제는 이번 공매가 올 수확기 쌀값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이다. 정부가 8월까지 방출한 비축쌀은 2009년산 35만3,000t과 2010년산 24만2,000t을 합쳐 59만5,000t에 달한다.
이에 따라 80㎏들이 한가마당 산지 쌀값은 7월5일 15만5,736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계속해서 하락, 8월25일 현재 평년보다 1.7% 낮은 15만2,512원으로 내려앉았다. 7~8월 쌀값이 오르던 단경기 현상이 올해는 실종된 것.
더욱이 햇벼 수확이 시작된 상황에서 비축쌀이 풀리게 되면 2011년산 햅쌀 가격은 농가 기대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우려된다. 그동안 양정당국은 햅쌀 가격이 안정적으로 형성되도록 9월 비축쌀 방출을 피해 왔었다. 가장 최근의 9월 공매는 공공비축제가 시작되기 3년 전인 2002년 4만3,000t이 마지막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방출될 벼는 인수가격 납부와 운송, 도정 과정을 거쳐 빨라야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에나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는 시기다. 9~10월 쌀시장에 2009년·2010년·2011년산이 한꺼번에 유통되는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는 셈이다.
또 2009년산을 도정한 쌀은 20㎏들이 한포대에 시중 가격의 절반이 채 안되는 1만8,000~1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햅쌀 가격의 상승 여력이 그만큼 사라지는 것이다.
양곡업계는 정부가 그동안 방출한 2009년산 묵은쌀 가운데 15만t이 10월 이후까지 팔리지 않고 양곡유통업체 창고에 남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양곡업계 관계자는 “올 수확기 작황을 비관적으로 본 일부 업체들이 2009년산을 남겨 뒀다가 햅쌀과 섞어 팔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공매시기나 가격 결정을 놓고 농가들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