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고춧가루 가격…김장철 서민들 불만’(ㄱ방송)
‘양념류값 폭등 김장 걱정…’(ㄴ신문)
이번엔 양념채소다.
지난봄 배추와 추석 과일값에 대해 왜곡보도와 잘못된 추측보도로 농심에 ‘피멍’을 들게 했던 일부 언론들이 김장철을 앞두고 고추·마늘 등 양념채소류가 폭등했다며 쏟아내고 있는 표현들이다.
농산물값에 대한 비뚤어진 언론의 보도행태가 재연되고 있다.
농업인과 농산물 유통 관계자들은 농산물값에 대한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김장철을 앞두고 또다시 농산물이 물가 인상의 주범으로 몰리는 등 지난번 ‘배추대란설’처럼 소비자와 산지에 큰 혼란을 초래하게 될까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
특히 언론의 이 같은 보도는 중장기적인 농산물 수급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간에 나타난 농산물값 추이를 보고 쓰여지는 것이어서 자칫 농가 피해로 이어질 것이 우려된다.
마늘농가 오상학씨(57·경북 의성)는 “농업·농촌에 대해 관심도 없고,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언론이 추측보도를 일삼고 있다”면서 “언론에서 독자와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한건주의식’으로 농산물값에 대해 과잉보도하면 소비자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 주고 더 나아가 정부에서도 수입을 늘리게 돼 고스란히 농가 피해로 이어지게 된다”며 언론 보도를 질타했다.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수입농산물이 많이 들어온데다 기상여건도 좋아져 농산물 수급상황에 큰 문제가 없는데도 언론이 너무 앞서 가고 있다”며 언론의 신중한 보도를 주문했다.
정부의 농업관측자료를 살펴봐도 언론의 이 같은 보도가 ‘쓸데없는 우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농업관측에 따르면 건고추는 10월 민간수입 증가와 정부 비축물량 방출로 값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늘과 양파값도 수입과 저장물량이 많아 값이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대파와 쪽파값도 기상여건이 호전되면서 출하량이 많고 가을대파와 김장쪽파 출하면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국산 건고추의 경우 2011년산 중국산 고추 수입이 본격화되고 정부에서도 내년에 도입할 의무수입물량을 조기에 도입하는 등 가파른 값 하락이 우려될 정도다.
농업인들은 한결같이 “피해농가에 대한 대책은 뒤로 미루고 농산물값이 크게 올라 마치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