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고추 가격 폭등으로 연중 같은 가격으로 고춧가루를 납품하는 군납농가와 군납농협의 피해가 커질 전망이다.
농협에 따르면 건고추는 최근 서울 가락시장에서 상품 1㎏이 화건 2만5,000원, 양건 2만7,500원에 거래돼 고춧가루로 환산하면 1㎏당 3만2,000원이 넘는다. 기상악화로 올 생산량이 전년대비 13%, 평년대비 30% 감소함에 따라 지난해 이맘때보다 값이 두배 이상 높은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군에 납품되는 고춧가루 단가는 1㎏당 1만3,200원으로 시중 가격의 절반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매년 5월 군납계약을 체결할 때 최근 3개년 고춧가루 평균가격을 적용해 빚어진 현상이다.
현재의 군납단가로 계속 납품하면 군납농가와 군납농협이 올해 입게 되는 손실액은 2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농협의 추산이다.
12월에서 내년 5월까지 군납농가가 지역농협을 통해 군에 납품할 2011년산 고춧가루 물량이 913t에 달해, 현시세를 적용하면 2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고춧가루 군납계약은 5월에 계약을 체결할 당시 6~11월엔 전년산, 12~익년 5월엔 당해연도산을 납품하도록 규정돼 있다.
농협은 고추 군납농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군 당국의 협조 없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어려운 상황이다.
박현수 농협 군납팀장은 “올해 건고추 생산량 감소의 주요 원인이 기상악화에 따른 생육부진이기에 천재지변에 의한 불가피한 경우를 적용해 군납단가를 재조정해 줄 것을 방위사업청에 요구하고 있으나 대책마련이 쉽지 않다”며 “군납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춧가루 군납 단가를 결정할 때 건고추 수매가를 반영하는 등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