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생산량이 422만4,000t으로 집계됐다. 내년도 수요량 418만t을 간신히 넘어선 양이다. 양정당국은 “균형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지난해에 이은 수급 불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은 17일 올해 최종 쌀 생산량이 422만4,000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의 429만5,000t에 견줘 7만1,000t(1.7%), 최근 5년 중 최대·최저치를 뺀 평년의 425만t보다 2만6,000t(0.6%) 적은 양이다. 10a당 생산량은 496㎏으로 평년의 499㎏에 비해다소 떨어지지만 지난해의 483㎏보다는 13㎏(2.7%) 늘었다.
작황이 평년작에 근접했는데도 전체 생산량이 많이 준 것은 논 타작물 재배사업의 영향으로 벼 재배면적이 1년 새 3만8,000㏊(4.3%)나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최종 집계치는 통계청이 9·15 작황조사를 토대로 한달 전 추정한 421만6,000t보다는 8,000t 많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쌀 생산량 422만4,000t은 2012 양곡연도(2011년 11월~2012년 10월) 예상수요량 418만t을 넘어선 만큼 수급에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식량정책관은 “418만t에는 공공비축 34만t이 포함돼 있는데, 연간 군·관수용으로 20만t이 소요되고 나머지 14만t은 시중에 방출하거나 남으면 이월한다”며 “따라서 생산량은 실제 수요량보다 18만t 더 많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통계청 발표치가 쌀 부족사태를 야기했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듦에 따라 내년 쌀 수급이 빠듯할 것이란 관측이 양곡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5일 기준 정부의 공공비축과 민간의 원료곡 매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87% 수준으로 다소 부진한 편이다. 또 수확기에 하향세를 보였던 산지 쌀값도 올해는 이례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김정책관은 “쌀값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벼를 일찍 출하했다가 손해를 봤다는 인식 때문에 중대형 농가들이 출하를 늦추고 있기 때문”이라며 “농가들의 보관시설이 충분하지 않고, 연말에 자금수요가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벼 출하가 본격화되면서 쌀값도 안정기조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