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1팩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총 100원의 이익이 발생한다면 대형마트 몫이 무려 72원, 제조업체는 겨우 28원만 챙긴다.’
대형마트의 판매수수료율 인하 문제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당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논의중인 가운데 소비자단체가 대형마트의 유통마진과 영업이익 실태를 공개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최근 한국YWCA연합회에서 ‘대형마트의 유통마진, 적정한가’ 토론회를 통해 현재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우유·분유·두부 등 16개 생필품의 유통마진과 영업이익률이 너무 과도하다고 지적하고 관계기관에 개선을 요구하기로 했다.
토론회에서 김흥래 소비자단체협의회 원가분석팀 회계사는 “대형마트의 실제 판매가격과 사업보고서에 공시된 출고가격 등을 토대로 올 1~8월 유통마진과 영업이익을 분석한 결과 우유(1,000㎖들이 1팩)의 경우 제조업체에서 1,495원에 출고(납품가격)한 것을 소비자에게는 2,106원에 판매해 유통마진율이 29%로 나왔다”고 밝혔다.
김회계사는 이어 “50m짜리 포장용 랩은 제조사로부터 532원에 납품받은 것을 대형마트는 4,074원에 판매해 유통마진율이 무려 86.9%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맥주 355㎖들이 1병(40.1%), 식용유 900㎖들이 1병(49.9%), 두루마리 화장지 24롤 1팩(59.3%), 밀가루 1㎏(43.7%), 설탕 1㎏(36.7%) 등의 유통마진율도 30%를 웃돌았다”고 소개했다.
김회계사는 그러면서 “제조업체가 우유를 대형마트에 입점시켜 판매하는 과정에서 물류비·관리비·판매비 등을 추적하기가 어려워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을 적용한 결과 우유 1팩당 총 215원의 영업이익이 생겼고, 이 같은 영업이익은 다시 대형마트가 72%인 154원, 제조업체는 28%인 61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장용 랩은 전체 영업이익 336원 가운데 89%인 298원을, 분유는 2,378원 중 1,831원(77%)을, 설탕은 160원 중 121원(76%)을, 식용유는 315원 중 234원(74%)을, 두부는 110원 가운데 69원(62%)을 대형마트가 가져간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김회계사는 “정부가 소비자물가 안정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대형마트의 유통마진율은 여전히 높고, 영업이익도 제조업체보다 많이 챙기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소비자단체 공동의 이름으로 대형마트와 관계당국에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