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항상 도전 속에서 살아가는 것 아닌가요. 이를 외면하면 항상 제자리 걸음 속에서 발전이 없잖아요.”
한 때 모래판에서 이름을 날리던 씨름 장사가 농사꾼으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진전면 일암리에서 버섯을 재배하고 있는 이희윤씨(49)가 그 주인공.
이씨는 인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이만기 교수와 고경철씨 등과 함께 1980년대 현대코끼리씨름단에서 프로선수로 활약하면서 태백장사와 금강장사 타이틀을 각각 3번씩이나 차지한 경력을 갖고 있다.
모래판에서의 씨름장사가 농업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다. 그것도 미생물을 다루는 첨단농업기술분야인 버섯재배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현재 그는 2만3,200여㎡(7,000여평)의 시설에서 잎새버섯과 이슬표고버섯(일병 공버섯)을 대량재배해 서울 모 청과회사를 통해 전량 백화점에 납품하고 있다.
기능성 버섯으로 각종 암세포 억제와 콜레스테롤 억제, 혈당·혈압 강하 등 약리작용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잎새버섯의 경우 환·진액 등으로 제품을 개발, 12월경 출시할 계획이다.
미생물에 대한 상식도 모르고 씨름판 밖에 몰랐던 그가 버섯전문가 조차 재배하기 힘들다는 잎새버섯의 대량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운동선수가 가진 승부욕 때문이다.
“한번 시작한 것은 망하던 성공하던 반드시 끝장을 봅니다. 버섯재배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인데 못할 게 뭐 있겠나 싶어 공부하고 연구했는데, 이제야 답을 찾았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유달리 승부욕이 강했던 그는 씨름판에서는 패배를 잘 몰랐지만 1990년 은퇴 후 사업을 하면서 백전백패의 어려움을 겪었다. 제조업부터 시작해 전기공사, 해외투자유치사업, 식당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하면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07년 우연히 잎새버섯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현 GNA영농조합법인 김영찬 대표이사와 손잡으면서 이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잎새버섯은 재배가 무척 어렵습니다. 생육환경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수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이제서야 재배 안정화에 진입했습니다. 이슬표고는 아직 재배연구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공개하기가 어렵네요.”
잎새버섯 같은 기능성 버섯은 부가가치가 높을 뿐만 아니라 국민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지막 인생 승부를 걸었다는 그는 “일본의 경우 잎새버섯 시장규모가 수조원이나 된다”며 현재 생산되고 있는 버섯의 경쟁 가능성을 예고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경남무역 등에서 일본수출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 수요조차 충족시킬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