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단감농사가 올해만 같았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2일 오후 찾은 단감 최대 주산지인 경남 창원. 저온저장창고에서 막 출하할 단감을 꺼내고 있는 정명기씨(53·의창구 북면)의 얼굴에는 환한 웃음이 배어 있었다.
4만9,500㎡(1만5,000평) 규모에 단감 농사를 짓고 있는 정씨는 지난달 알감 출하를 끝내고 지금은 저온저장고에 15㎏들이 5,000상자가량의 단감을 저장해 놓은 상태. 하루에 적게는 100상자, 많게는 300상자의 저장단감을 출하한다는 정씨는 “전국의 도매시장에서 단감을 보내달라며 귀찮을 정도로 출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시장에 낼 때마다 40~50개들이 한상자가 4만원을 웃돌고 있는 요즘은 살맛이 난다”고 말했다.
산지 생산량 증가로 산지와 시중에 단감이 많은 상황이지만 단감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지난달 농업관측을 통해 올해 단감은 성목이 지난해보다 6% 감소했지만 생산량이 증가해 작년보다 7% 많은 19만4,000t 수준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저장량은 작년보다 11%나 많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처럼 산지 생산량은 늘었지만 최근 서울 가락시장에서 <부유> 단감 경락값은 15㎏ 상품 한상자가 3만5,000원 내외로 예년에 비해 1만원 이상 높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있다. 특히 값이 고공행진을 보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2,000~3,000원 올랐다.
단감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도 국내 단감값 상승세를 거들고 있다. 농경연은 올해 단감이 수출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은 소과 비율이 지난해보다 높은데다, 수출단가도 8% 상승해 수출량은 작년보다 30%나 늘어난 8,500t가량 될 것으로 분석했다.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단감값과 관련해 정씨는 “올해 사과·배가 병해충 피해로 산지 출하물량이 많지 않은데다, 값도 높게 형성돼 상대적으로 단감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가격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웃의 단감농가 강창국씨(51·의창구 대산면)도 “지난 여름과 가을철 잦은 비로 과일 당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인데 단감은 그래도 상대적으로 당도가 높아 소비자들이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단감연합회 등 감 생산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소비촉진활동을 열심히 펼친 것도 단감값 상승세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씨는 “단감연합사업단 등 생산자단체들이 텔레비전 홍보를 통해 단감 소비촉진을 유발한 것도 소비 확대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런 때일수록 농가들이 수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국의 단감을 외국에 알리는 등 단감의 소비처를 전 세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