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열리는 이 축제는 지난해 12월1일 미국 유명 방송사인 CNN이 ‘겨울철 7대 불가사의(7 wonders of winter)’로 꼽으며 일약 세계인의 겨울 잔치로 발돋움했다. 국내에선 겨울 축제 중 유일하게 2010년부터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최우수축제로 뽑혔다. 개막일 직전에 찾은 이곳의 주민들은 몰려들 손님맞이 준비로 한껏 들떠 있었다. 행사장 인근 공방에서 산천어 모양의 한지등(燈)을 만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상익씨(82)는 “특히 지난해 전국적인 구제역 사태로 개최일 며칠을 앞두고 행사가 전격 취소되면서 2년을 기다려 온 터라 이번 행사에 거는 주민들의 기대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려는 듯 올 축제는 기존 행사와 비교해 차별화한 대목이 많다. 우선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산천어 얼음낚시는 선택의 폭을 넓혔다. 40㎝ 이상의 두께로 꽝꽝 언 얼음낚시터에 현장 접수자용과 인터넷 예약자용·미취학 어린이용 등 모두 1,600개의 낚시구멍을 뚫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 현장에 도착하고도 입맛만 다셔야 하는 원거리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다.
낚싯대가 주는 짜릿한 손맛을 못 잊는 어른들은 위해선 ‘산천어 루어(lure·가짜 미끼) 낚시’가 마련됐다. 사전 신청 없이 현장에서 하루 200명씩 선착순 접수를 받는다. 이한치한(以寒治寒)을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반소매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인공 웅덩이에 뛰어들어 산천어를 건져 올리는 맨손잡기에 도전하면 된다. 잡은 산천어는 별도로 마련된 구이터와 회센터에서 시식할 수 있다. 산천어 잡기 체험은 1인당 1만2,000원(초등생·노인은 8,000원)이지만 이 가운데 5,000원은 화천산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농특산물나눔권으로 돌려받는다.
거대한 눈조각상과 진기한 얼음조형물을 구경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다. 세계겨울도시광장에서는 중국 하얼빈 빙등제 참여 예술가들이 직접 새긴 환상적인 눈조각 앞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숭례문이며 뽀로로 얼음상이 설치된 아시아빙등광장을 둘러보는 맛도 새롭다. 5,000원(초등생·노인은 3,000원)만 내면 두곳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선등문화제의 야경도 이색적인 즐거움이다. 320m의 세계선등거리를 비롯한 행사장 곳곳을 장식하는 수천개의 산천어등이 발산하는 그윽하고도 따뜻한 불빛이 탄성을 자아낸다. 축제장의 끝에서 끝을 타잔처럼 줄을 잡고 가로질러 날아가는 ‘하늘가르기(집라인·zipline)’와 직접 만든 썰매의 개성미를 겨루는 대한민국 창작썰매 콘테스트도 색다른 추억거리를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