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고춧가루 군납가격이 재조정돼 군납농가들이 큰 시름을 덜게 됐다.
농협에 따르면 이달 초 열린 군납가격협의위원회에서 고춧가루 군납가격이 당초 1㎏ 1만3,250원에서 2만4,500원으로 85% 상향 조정됐다. 위원회에는 국방부, 방위사업청, 육·해·공군, aT(농수산물유통공사), 농협의 실무자가 참석했다.
가격조정 대상물량은 2011년 12월부터 올 5월까지 군에 납품될 예정인 2011년산 913t이고, 이 물량이 모두 납품된다고 가정하면 당초 계약단가 대비 103억원이 인상되는 셈이다. 군납농협들은 당초 고춧가루 121억원어치를 납품하면서 171억원의 손실을 예상했는데, 이번 가격조정으로 손실의 상당 부분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위원회는 향후 고춧가루 군납단가 산정시기도 3개월 단위로 바꾸기로 했다. 그동안 고춧가루 군납단가는 3개년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매년 5월 한차례만 결정함으로써 날씨 등의 영향으로 작황과 생산량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는 농산물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번 고춧가루 군납단가 조정은 군납농가와 군납농협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농업계와 각계각층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결과로 해석된다.
농협은 지난해 작황 부진으로 시중 건고추값이 군납가격보다 2배 정도 높게 형성됨에 따라 군납농가와 군납농협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단가 재조정을 정부에 강력히 호소해 왔다.
국회의원들도 지역구에 군납농협이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방부를 강력히 압박하며 크게 활약했다. 의원들은 지난해 연말 2012년 정부 예산을 수립할 때 국방부에 고춧가루 군납단가 인상을 강력히 요구했고, 국방부의 기본급식비를 2011년 대비 230억여원 증액시킴으로써 고춧가루값 재조정 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정택 경북 영양 남영양농협 조합장은 “남영양농협의 경우 지난해 12월부터 올 5월까지 납품할 물량만 해도 29억원의 손실이 예상됐는데, 이번 가격 재조정으로 7억원 수준으로 손실액이 줄어들 전망”이라면서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치기는 하나, 농협 군납에 많은 신경을 써 준 국회의원과 국방부에 크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