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축산관측을 통해 올 6월 한·육우 사육마릿수가 송아지 생산 증가로 304만마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도축마릿수 증가에도 불구하고 3~5월 송아지 생산마릿수가 33만8,000마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000마리가 많은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로써 한·육우 사육마릿수는 지난해 6월 305만마리를 넘어선 이후 2년 연속 300만마리를 넘게 되는 셈이다.
송아지 마릿수가 이처럼 증가한 것은 지난해 1~2월 구제역 발생으로 인한 이동제한으로 인공수정이 이뤄지지 않다가 3~5월부터 인공수정이 집중되면서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송아지가 태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3~5월 송아지 생산이 가능한 지난해 3~7월 정액혈통증명 발급건수가 137만건으로 2010년 103만건보다 34만건이나 많았다.
이처럼 3~5월 송아지 생산이 많은 것은 구제역 영향도 있지만, 쇠고기 최대 수요시기인 추석과 설 명절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보통 3~5월에 태어난 송아지를 2년 6개월 키우면 대부분 추석 명절 출하 성수기에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300만마리를 넘어선 원인이 송아지 생산 증가 때문으로 보여 향후 2년 정도 적정 마릿수 유지에는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농경연은 사육마릿수 300만마리 돌파를 앞둔 3~5월 한우값이 600㎏ 한마리에 448만~501만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1등급 지육 도매값은 지난 2월의 1만4,008원보다 낮은 1만2,500~1만4,000원 선으로 내다봤다. 농경연의 이 같은 전망은 유통업체의 할인행사와 암소 감축 정도가 가격 등락폭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어서 변수가 생기면 변동폭이 의외로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사육마릿수가 많은데, 암소 감축이나 할인판매 등에 기대하며 한우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것은 소극적인 방안이라고 주장한다. 한 전문가는 “암소 감축 신청이 목표인 10만마리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유통업체들이 손실을 감수하고 할인판매를 언제까지 지속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런 정책은 지나치게 안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한우 비육농가들이 자신의 사육계획에 따라 송아지 입식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암소 감축과 할인판매 등 변동성 높은 정책보다는 자신의 출하계획과 사육방식을 감안해 비육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우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한우값이 나쁘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마릿수가 많아 암소 감축이나 유통업체 할인행사에 기대어 앞으로를 전망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며 “암소 감축 역시 신청이 끝나 봐야 알겠지만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인 만큼 다각도의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