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부여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김형연씨가 제대로 자라지 못해 정상 오이의 3분의 2 크기밖에 안되는 오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충남 부여에서 오이농사를 짓는 김형연씨(59·임천면 구교리)는 요즘 오이만 바라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비싼 기름을 때가며 정성껏 길렀건만 크기가 현저히 작아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격도 정상 오이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요즘 오이 가격이 좋아 김씨가 받는 스트레스는 더 크다.
김씨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인근 김동용씨(65·임천면 두곡리)와 조무연씨(57·임천면 칠산리)도 똑같은 피해를 당했다.
이들은 같은 작목반의 반원들로 1월 초 공주의 한 육묘장에서 <은성> 품종의 묘를 함께 구입했다. 1월9일경 정식을 했고 2월 중순부터 수확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쭉쭉 자라야 할 오이들이 제대로 크지 못하고 비실거렸다.
이들은 “우리 3명은 모두 오이재배 경력이 25년 이상된 베테랑으로 그동안 실패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육묘장에서 관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식 후 재배관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 증거로 조씨의 경우 비닐하우스 1동에 문제가 된 <은성>과 함께 다른 육묘장에서 사온 <은광> 품종을 섞어 심었는데 <은광>은 아무런 이상 없이 잘 컸다고 밝혔다.
농민들의 피해규모는 하우스 1동당 200만원씩 모두 3,200만원에 달하며 앞으로 피해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더구나 이들은 오이 수확을 마칠 즈음 노각오이까지 생산하는 농가들이라 노각오이를 제대로 만들지 못할 경우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농민들은 “금전적인 피해도 피해지만 정신적 피해도 이루 말할 수 없다”며 “피해가 이렇게 큰데도 육묘장은 전화도 제대로 받지 않는 등 ‘나 몰라라’ 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대해 육묘장 대표는 “종자 자체가 불량인지 육묘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재배를 잘못해서 그런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