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인경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고지혈증 진료환자가 105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흔히 증상이 없는 죽음의 그림자로 불리는 고지혈증. 고지혈증은 총콜레스테롤이나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LDL(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혈액에 기준치 이상으로 높은 경우를 일컫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LDL-콜레스테롤뿐 아니라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경우도 여기에 해당하고 흔히 좋은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HDL(고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이 낮은 경우도 문제이므로 고지혈증 대신 ‘이상지혈증’이라는 용어를 더 많이 쓰고 있다.
▲ 고지혈증 왜 위험하나
콜레스테롤은 우리 혈액에 존재하는 지질 중 하나로 물에 잘 녹지 않으므로 지방을 운반할 수 있는 단백질에 싸여 있는데, 콜레스테롤을 운반하는 지단백과 합성되는 형태에 따라 HDL-콜레스테롤과 LDL-콜레스테롤로 나뉜다.
콜레스테롤은 실제 우리 몸에서 세포벽을 구성하는 중요한 물질이며 호르몬 합성의 재료가 되는 중요한 성분이다. HDL-콜레스테롤은 세포나 조직에서 쓰고 남은 콜레스테롤이나 혈관벽에 침착되어 있는 콜레스테롤을 간으로 운반해 주는 역할을 하므로 동맥경화증을 예방하는 좋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이라고 부르는 LDL-콜레스테롤이 너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혈관벽에 침착해서 염증을 일으켜 동맥경화증을 초래하고 이로 인해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혈관질환 등이 발생한다.
동맥경화증이란, 말 그대로 동맥이 딱딱해지는 병이다. 혈관벽의 내피세포가 고콜레스테롤증·당뇨·고혈압·호모시스테인혈증 등으로 손상되고 LDL-콜레스테롤이 손상된 내피세포를 뚫고 들어와 산화되고 쌓이면서 염증을 일으키면 중막의 혈관평활근 세포들이 증식하면서 혈관벽이 두꺼워지다가 동맥경화반인 플라크가 파열된다. 이때 갑자기 혈관이 막히면서 급성심근경색을 일으키게 된다.
따라서 심장혈관에 동맥경화증을 일으켜 심혈관 질환을 잘 일으키는 원인 인자로는 나이, 고혈압, 당뇨, 흡연, 조기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고지혈증이다. 이 중 나이와 가족력은 어떻게 바꿀 수 없지만, 고혈압·당뇨·고지혈증·흡연은 약물 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으로 교정이 가능한 위험인자이다.
고지혈증은 혈관이 완전히 막혀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증상이 없기 때문에 혈액검사를 통해서만 진단이 가능하다. 혈청 지질 검사는 최소 8시간 공복한 후에 검사해야 하며,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HDL-콜레스테롤의 양을 측정하고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는 LDL-콜레스테롤을 직접 측정한다.
▲ 고지혈증 치료는 어떻게
동물성 식품에 많은 포화지방산, 트랜스지방이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음식을 조리할 때 튀기는 요리보다는 삶아서 기름을 없애고,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나 등푸른 생선과 같이 오메가3 지방산 등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음식이 좋다. 식사조절을 잘하는 것만으로도 고지혈증의 수치를 10% 정도 개선시킬 수 있다.
걷기·등산·테니스 등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고지혈증 환자에게 매우 도움이 되며 HDL-콜레스테롤을 올려준다.
또한 살이 많이 찐 사람은 체중을 줄이면 중성지방이 줄고 HDL-콜레스테롤이 증가해 고지혈증 치료에 매우 도움이 된다.
LDL-콜레스테롤을 줄이고, 중성지방을 낮추며 H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기 위해 다양한 약제들이 개발되어 있다. 최근 사용되고 있는 ‘스타틴’ 계열의 약제들은 간이나 신장에 부작용이 거의 없어서 매우 안전하지만, 대부분 평생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 고지혈증에 좋은 음식
고지혈증 예방 및 치료를 위해서는 하루 세끼 규칙적인 식사를 하고, 콩·보리·현미 등 잡곡류, 채소류, 미역·다시마를 비롯한 해조류 등 섬유소가 많은 식품을 충분히 섭취한다. 햄, 소시지, 핫도그, 반조리 식품 등 가공식품은 피하도록 한다. 술은 고혈압과 뇌졸중의 위험이 있어 삼가는 것이 좋으나 만약 마실 경우에는 주 1~2회 이내로 하고, 1회에 2잔 이내로 마신다.
가지에 함유된 비타민P는 고지혈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 특히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주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범위로 잡아 주는 역할을 해 준다. 완두콩에는 체내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주는 비타민C가 풍부하다.
양파의 겉껍질에 많이 함유된 케르세틴은 체내 혈관을 정화시켜 주기 때문에 고지혈증뿐 아니라 심근경색·동맥경화 등의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고구마는 다량의 식이섬유 및 엽산·칼륨을 함유하고 있어 몸에 쌓인 지방침착물 해소나 고지혈증 합병증에 도움이 된다. 표고버섯은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저하시킨다. 영지·표고버섯·양송이버섯에 함유된 렌티나신 성분은 피가 굳어 엉키는 혈전현상에 대항하는 항혈전작용이 탁월하다.
생선 중에서도 등 푸른 생선류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듬뿍 담겨 있어 고지혈증을 일으키는 혈전 예방 및 콜레스테롤 감소에 효과적이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