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 가뭄이 심화되면서 인천 강화군 내가면에 있는 고려저수지의 수위가 크게 내려갔다. 이번 가뭄으로 전국 곳곳에서 영농에 차질이 우려된다.
극심한 가뭄으로 일부 지역에서 영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충남지역의 경우 34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곳곳에서 적기에 모를 못 심고 있다. 충남도와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 충남도농업기술센터 등에 따르면 가뭄이 이어지면서 도내 227개 저수지 중 저수율 60% 이하인 곳이 118개(51%)에 이른다. 앞으로 보름 안에 비가 안 오면 어린 모는 뿌리를 못 내리고 제초제도 살포할 수 없어 올 농사를 접어야 할 상황인 곳이 많다.
특히 서천군 판교·문산·시초지역과 부여군 옥산지역은 7일 현재 220여㏊의 논이 물 부족으로 모내기를 못 하고 있다. 콩·고구마 등 밭작물 가뭄피해도 커지고 있다. 서천 갯바람고구마연구회 권영호 회장(64)은 “물 부족으로 고구마 종순을 4분의 1가량 못 심었고 심은 모종도 뿌리를 못 내려 말라 죽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와 각 지자체에서는 급한 대로 양수기와 레미콘, 살수차 등을 총동원해 물 공급에 나서고 있지만, 워낙 가뭄범위가 넓어 한계에 직면한 모습이다.
충남도에서는 시·군별로 양수기 등 급수장비 동원(1,478대), 관정·하상굴착 등 간이용수원개발(292개소)로 4,000㏊에 대한 급수를 추진해 왔으나, 자체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5일 중앙정부에 긴급지원을 요청했다.
인천 강화 등 일부 경기권 지역도 농작물이 가뭄 몸살을 앓고 있다. 농어촌공사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저수량으로 6월 중순까지는 급수가 가능하지만 그 이후는 장담할 수 없다”며 “제한급수와 급수예고제, 양수장비 점검, 주민 홍보 등 다양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지역에서도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무·배추의 경우 성장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상품성마저 떨어지고 있다. 이제 막 수확을 시작하고 있는 양파도 비대기에 비가 거의 오지 않아 생산량이 평년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뭄으로 인한 농사피해 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림수산식품부는 7일 강수량 부족으로 모내기 등 영농급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충남도에 가뭄대책비로 25억원을 긴급 지원했다고 밝혔다. 가뭄대책비는 관정개발(80개소) 및 양수급수 유류대 등 용수급수 대책에 투입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기상에 따른 가뭄 양상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지자체 및 농어촌공사 등과 협조해 급수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5월 전국 평균 강수량은 41㎜로 평년 104㎜에 비해 61%가 적고, 충남의 경우 16㎜로 평년에 비해 84%가 적어 농업용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