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104년 만의 최악의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부권의 논과 저수지 바닥은 거북이 등처럼 갈라졌다. 마늘·양파·감자 등 밭작물 피해도 심각하다. 포도는 황화현상, 배는 흑성병이 발생하는 등 과수원도 심상찮다.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이 1,200㏊가 넘고 2,400여㏊는 급수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1일부터 6월18일까지 49일간 전국 평균 강수량은 58.8㎜로 평년(169.5㎜)의 35%에 그쳤다. 장마전선이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머문다고 하니 가뭄 상황은 당분간 악화될 전망이다. 저수율도 형편없다. 한국농어촌공사가 22일 집계한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41.7%다. 특히 충남은 26.4%, 경기는 33.7%로 중부지역의 농경지 피해가 심히 우려된다.
정부는 이에 관정 등 용수원 개발과 양수기 공급으로 가뭄대책을 긴밀하게 세우고 있다. 다만 급한 대로 관정은 개발해야겠지만 부실한 관리로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음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이번 가뭄에서 얻은 교훈은 급하게 지하수를 개발하는 방법으로는 항구적인 가뭄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 선조가 물을 가뒀다가 가뭄 때 농업 용수원으로 활용한 둠벙이나 야산 등 곳곳에 빗물을 가뒀다가 가뭄이나 산불피해 방지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오히려 경제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이 될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커질 가뭄의 공세에 대비해 이런 방법으로 가뭄대책을 세워야 한다.
당장은 가뭄 극복에 집중해야 하겠지만 극심한 가뭄 뒤에 예상되는 집중호우에도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이 19일 발표한 최근 20년간의 ‘집중호우 톱 10’을 보면 6번이 7월에 발생했다. 따라서 상습침수지역과 공사가 진행중인 현장을 꼼꼼하게 점검해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
출처:농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