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의 영향으로 소비지 마늘·양파·감자 값이 오르고 있지만 해당 품목을 재배하는 전남지역 농업인들은 소득이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1,980㎡(600평)에 마늘을 심은 윤경남씨(고흥군 도덕면 신양리)는 “지난해엔 같은 면적에서 900만원의 소득을 올렸으나 올해는 550만원에 불과했다”며 “부족한 생활비와 영농비를 어디서 마련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양파 재배농업인들도 마찬가지다. 정두석씨(무안군 일로읍 상신기리)는 “올해 1만1,550㎡(3,500평)에서 1,700만원밖에 건지지 못해 지난해 9,900㎡(3,000평)에서 3,000만원의 소득을 올린 것과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인건비 등 생산비는 더 들어갔는데 소득은 오히려 줄어 ‘헛농사’를 지은 것 같다”고 울상을 지었다.
감자재배 농가 변남준씨(보성군 회천면 군농리)도 “3.3㎡(1평)당 소득이 4,000원도 안돼 지난해보다 1,000원 이상 낮았다”며 “인근 다른 농업인들도 비슷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런데도 일부 언론은 감자·마늘·양파 값이 예년 이맘때보다 40~60% 올라 마치 농업인들이 많은 돈을 벌고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정부는 올해 양파 저율관세할당(TRQ) 물량 2만여t을 조만간 수입키로 해 농업인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다.
고흥지역의 한 조합장은 “최근 양파 등의 수입설이 흘러나와 생산량 감소와 수취가격 하락으로 이중고를 겪는 해당 품목 재배 농업인들은 소득이 더 줄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며 “정부는 농산물 수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