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지속되고 있는 가뭄과 이른 고온으로 대파·양파·마늘 등 양념채소류의 피해가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5일 발표한 ‘가뭄에 따른 주요 농산물 수급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대파는 노지대파를 포함해 가뭄으로 인한 생육 지연과 병충해 피해 등이 발생해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양파도 중만생종 위주로 단수가 전년 대비 19%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파=대파의 경우 봄(3~4월)에 정식해 7~8월 상순에 출하하는 작형의 단수가 5~6월 가뭄으로 인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하우스 대파는 관수시설 가동으로 피해가 크지 않으나, 경기 이천·여주·포천, 충남 아산, 전북 완주 등지의 노지대파는 가뭄에다 병충해까지 발생해 작황이 매우 안 좋다는 설명이다. 작황이 안 좋았던 지난해보다 더 나쁘다는 것. 더구나 지난해 대파 가격이 낮아 올해 재배 면적이 전년보다 17% 감소해 전체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많게는 30%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단수도 전년 동기 대비 10~15% 감소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격은 현재 수준에서 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8월 중순 이후에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 고랭지대파의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작황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양파=양파는 피해가 거의 없는 조생종과 달리 중만생종의 경우 가뭄 피해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생종의 경우 5월 중순 이전에 수확이 완료돼 가뭄 피해가 없었지만, 중만생종은 주산지인 전남·경남·경북 등지에 발생한 가뭄으로 생산량이 당초 전망치인 107만5,000t에서 7만5,000t가량 줄어든 100만t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 132만t에서 26%가량 준 것이다. 하지만 수급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성우 농경연 연구위원은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겠지만 지난해의 경우 워낙 과잉 생산된 해라서 올해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가뭄과 고온으로 품위간 편차가 심해지면서 상·중품간 가격 격차는 지난해보다 심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마늘=가뭄 피해는 한지형 마늘에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난지형의 경우 현재 수확 이후가 입고 시기여서 가뭄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 한지형은 가뭄이 극심한 5~6월이 구 비대기이기 때문에 충남 등지를 중심으로 단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충남 지역은 5~6월 강수량이 전년보다 90%나 줄어 구 비대가 매우 불량한 상태다. 이에 따라 단수는 지난해 대비 10% 내외의 감소가 예상되고 있다.
다행히 한지형 마늘 최대 주산지인 경북은 가뭄 피해가 적다. 이에 따라 2012년산 마늘 전체 예상 단수는 약 8% 감소해 10a당 1,142㎏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18% 증가한 2만8,278㏊에 달해 전체 생산량은 전년보다 약 9% 증가한 32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또 수입 물량까지 감안했을 경우 올해 연평균 가격은 전년보다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병률 농경연 관측센터장은 “이번 주와 다음 주 날씨가 올해 작황 및 수급·가격을 결정짓는 고비가 될 것”이라며 “비가 계속 오지 않는다면 밭작물을 중심으로 시듦 현상이 심해져 생육에 상당한 지장을 줄 수 있고 이는 수급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