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땅심 관리 등 기본에 충실한 까닭에 30년간 자연재해 한번 없었다는 권춘택(왼쪽)·김옥련씨 부부가 배봉지 씌우기에 여념이 없다.
배농사 30년차 베테랑 농군 권춘택(55)·김옥련씨(50) 부부(경북 경주시 내남면)의 말이다. 권씨 부부는 2만3,100㎡(7,000평) 규모의 과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농장이름도 없다. 하지만 이들 부부가 생산한 <신고> 배는 굵고 당도가 높아 항상 좋은 값을 받는다.
올해는 이상기후로 배 흑성병이 심해 주위 일부 농가가 농사를 포기하기도 했지만 이들 부부의 과원은 피해가 거의 없다. 비결을 묻자 “기본에 충실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권씨 부부가 배농사에서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땅심이다.
“나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선 땅심을 높이는 게 제일 중요하다”는 권씨는 매년 그루당 25㎏ 이상의 퇴비를 넣는다고 한다. 여기에 2~3년에 한번씩 석회도 살포한다. 나무 사이의 간격 조정도 중요하다. 나무간에 양수분 경합이 없어야 건강하게 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과원은 나무간격을 6m로 유지하고 있다.
권씨는 “최근 대세를 이루는 밀식재배와는 거리가 멀지만 나무뿌리를 튼튼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넓은 재식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연수정만을 고집하는 것도 그의 재배 노하우다. 나무마다 <화산>이나 <원앙> 품종 등의 수분수 가지를 가운데 접붙여 자연수정 시키고 있다.
그는 “자연수정은 이상기후로 인해 인공수분이 잘 안될 때도 결실률이 높고 정형과 생산이 가능하다”며 “인공수분 작업으로 인한 노동력과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어 효과 만점”이라고 했다.
그의 과원은 지난 30년간 한번도 서리나 동상해, 우박, 심지어 태풍피해도 없었다. 하지만 농작물재해보험이 생긴 이례로 해마다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권씨는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한데 든든한 우산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부담이 되긴 하지만 앞으로도 보험은 꼭 가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농민신문